기후변화로 바나나까지 못먹게 된다고?

입력 2019.09.03 07:03수정 2019.09.03 08:30
사실이야? 진짜야?
기후변화로 바나나까지 못먹게 된다고?
바나나.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가격이 저렴해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거나 간식으로 많이 먹는 과일, 바나나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 바나나가 전세계적으로 수확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많은 보고서들이 기후 변화가 농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지만, 기온 상승과 강우량 변화가 바나나와 같은 중요한 열대 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보고서는 그리 많지 않다.

영국 엑스터 대학의 댄 베버 박사의 연구팀은 2일(영국 현지시간) 기후변화 때문에 바나나 생산이 급감하거나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네이처 기후변화'에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61년 이후 세계 디저트 바나나 생산량의 86%를 차지하는 27개국이 기후 변화로 인해 수확량이 증가했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현재 속도로 계속된다면 2050년까지 바나나 생산이 급감하거나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의 바나나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인도, 그리고 세계 4위 생산국인 브라질을 포함한 10개국이 바나나 수확량이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엑스터대 생명과학부 선임 교수인 베버 박사는 "푸사리움 윌트 같은 질병이 바나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만 걱정하고 있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은 대부분 무시돼 왔다. 향후 기후변화로 인해 승자와 패자가 있을 것이며, 우리 연구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이 관개기술에 대한 투자를 준비 하도록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나나는 연간 50억개 이상이 영국에서 팔리고 있으며, 영국은 세계 수출 시장의 7%를 차지한다. 이 국제무역은 생산 및 수출국 경제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에콰도르와 코스타리카는 바나나와 바나나 가공식품이 농업 수출에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연구팀은 정교한 모델링 기법을 사용해 세계 바나나 수확량의 기후 민감도를 평가했다. 2050년까지 기후변화가 세계 바나나 수확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개국은 수확량이 크게 감소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부정적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와 브라질과 같은 가장 큰 생산국뿐만 아니라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파나마 및 필리핀이 포함돼 있으며 모두 주요 수출국이다.

베버 박사는 "향후 기후변화에 대비해 열대농업 준비에 투자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또 엑스터 대학의 연구 동료이자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바룬 바르마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바나나 수확량 감소를 막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관련 지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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