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지난 27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가운데 부산대가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과 신분증이 '가짜'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진위 여부 파악에 나서는 해프닝이 벌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에서 조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가 9월 2~3일로 예정됐는데도 검찰이 앞서 수사를 하는 것은 도무지 시기가 맞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28일 부산대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8시30분쯤 특수2부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은 부산대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부터 대학 본부 건물에 대기하고 있었다.
입학과, 학사과, 학생과 등 3개 부서에 수사관 2~3명씩 들이닥쳐 영장을 들고 '조 후보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나왔다'는 말을 하는데도 학교 관계자들은 '진짜 검찰인가'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때까지만해도 서울대 환경대학원, 단국대, 웅동재단, 부산시 등 조 후보자의 의혹과 관련된 전국 각 주요 기관 전체에 압수수색을 진행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나오기 전이었다.
게다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공무원 신분증과 명함, 공문 서류를 위조해 사기 행각을 시도하는 사례를 언론 보도를 통해 자주 접하다보니 가짜 검찰은 아닌지 의심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부장 검사가 전호환 부산대 총장실을 직접 방문해 전 총장에게 명함을 건네고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부산대 고위 관계자는 검찰이 요구하는 자료를 제공하기 전 '진짜'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가 맞는지 그리고 법원에서 발급한 압수수색 영장 원본이 맞는지 진위 확인을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는 휴대전화가 아닌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114를 통해 법무부 연락을 시도하고 올해 8월 1일자로 법무부가 단행한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전보 인사 발령자 명단까지 확인한 뒤에야 검찰의 압수수색을 실감하고 자료를 내어줬다.
검찰은 이날 부산대 의전원과 부산대 본부에서 조 후보자의 딸 조모씨(28)의 유급 기록 자료와 성적증명서 등 학사자료 일체와 장학급 지급 규정, 회의록 등을 가져간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대가 그동안 국회 의원실의 자료 제출 요구에도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제공하지 못했던 자료들도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대거 수집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관계자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경우 가방 하나 분량이라고 하지만 부산대나 부산대 의전원의 경우 조씨가 2015년부터 거의 4년동안 다닌 학교이기 때문에 요구 자료가 많았던 것 같다"며 "검찰이 요구한 자료 내용이나 추가 서류 내역 등을 볼 때 대충하거나 허투루 하는 모양새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날 검사와 수사관들은 본부 3층 세미나실에 자리잡고 3개 부서를 오가면서 추가 자료를 계속 요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부산대 의전원에서는 조 후보자 딸의 의혹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자료들이 수집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의전원 교수가 조씨에게 성적을 부여한 경위나 근거를 파악할 수 있는 점수배점표 등을 확보한 만큼 유급 구제 의혹이나 외부장학금 특혜 의혹도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전 총장은 28일 뉴스1 취재진과 만나 "조 후보자 딸에 대한 의혹은 부산대와 연관이 없다"면서 장학금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소천장학회를 통해 개인적으로 지급한 장학금"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