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청와대는 27일 검찰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그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에 돌입한 것과 관련, 표면적으론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던 사안으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이날 검찰 수사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청와대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서울대 환경전문대학원, 고려대, 단국대 등 1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조 후보자와 그 일가를 둘러싼 의혹 조사를 본격화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의 반응은 3권분립에 따라 검찰수사가 독립적이며, 엄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가 강조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25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당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한 법집행을 당부한 바 있다.
아울러 이는 문 대통령의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라는 원칙이 온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대국민메시지로도 읽힌다. 그간 조 후보자에 대한 여러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곳곳에선 문 대통령의 이러한 출범 철학이 빛을 바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하지만 한편에선 청와대가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 계획을 전혀 알지 못한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동안 수많은 의혹 속에서도 철통엄호했던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차분한 분위기가 엿보이면서다.
앞서 문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올해 1월30일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에 따른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을 당시, 청와대는 지금과 같이 사실상 침묵을 지키면서도 당황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 지사에 대한 판결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판결"이라고 했고 여당(더불어민주당)도 사법부에 분개하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청와대는 놀랐다는 반응을 기자들에게 알린 것 외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고 민주당 또한 "빠른 시일 내 수사해서 문제를 보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고 했다.
적어도 청와대나 여권 핵심부가 검찰의 이 같은 움직임을 사전에 알았거나 '양해'를 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례적인 검찰의 전격적인 강제수사 돌입에 따라 향후 이번 사태 향방을 더욱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힘을 얻는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선 조 후보자가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에 섰을 때 야당에서 쏟아지는 여러 의혹에 대한 답을 "수사 중"이라고 말을 아낄 수 있게 됐다는 촌평부터, 결국 청와대가 새로운 선택지를 집어든 게 아니냐는 설까지 극단을 달리는 해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