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후배 여경에게 휴일에 문자를 보내 자신의 이혼 사실을 알리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반복한 경찰 간부에게 감봉 처분이 이뤄진 것은 정당하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장낙원)는 A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1개월 감봉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경찰청 소속 기관의 감찰계장으로 근무하던 경감 A씨는 2018년 1~3월에 걸쳐 후배인 여성 경위 B씨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해 징계위원회에 넘겨졌다.
A씨는 휴일에 B씨에게 '오늘 뭐하냐' '나는 이혼해 혼자 산다' 등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사무실에서는 '이혼한 뒤 15~16살 어린 여경과 교제하다 몸매가 맘에 들지 않아 헤어졌다'고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공무원 보통징계위원회는 같은 해 8월 A씨에 대해 감봉 3개월 처분을 내리자 A씨는 징계 양형이 부당하다며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신청했고, 처분은 감봉 1개월로 감경됐다.
이에 불복한 A씨는 "부적절한 의도가 없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경찰조직 내에서 청렴하고 결백함을 확보해야 하는 감찰계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여러달에 걸쳐 문자메시지나 직접 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성인 부하 경찰관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부적절한 언행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성원들이 상호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협력해야만 효과적 임무 달성이 가능한 경찰 조직 내에서 이러한 행위는 구성원 사이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어 결코 가볍지 않다"며 "직급에 어울리는 품위를 유지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C경사와 D경무관이 연인 관계라는 소문이 있는데 맞느냐'고 물어본 점에 대해서는 징계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하지만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도 감봉 1개월 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적법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