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엄마 말 듣고 청소년에게 술 판매..반전 판결

입력 2019.08.26 09:21수정 2019.08.26 10:25
"청소년이 아니라고 믿을만해..1개월 영업정지 부당"
친구 엄마 말 듣고 청소년에게 술 판매..반전 판결
/사진=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은 미성년자에게 주류판매를 거부했다가 지인 모친의 보증으로 비로소 술을 내준 음식점에 내려진 영업정지 처분은 부당하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단독 배윤경 판사는 음식점업주 A씨가 서울시 송파구청을 상대로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미성년자 B씨는 지난해 10월30일 대학교 친구들과 A씨의 가게를 찾아 "모두 성인인데 할로윈 파티로 교복을 입었을 뿐"이라고 주장하며 술을 주문했다. 하지만 직원은 다른 일행은 성인임이 확인되나 B씨가 대학교 학생증만 제시했다는 이유로 그에게 술을 판매하지 않았다.

이후 일행 중 한명의 모친이 찾아와 "일행 모두가 성인이니 술을 팔아도 된다"고 말하며 직접 소주를 주문했고, 직원은 이를 믿고 주류를 판매했다가 적발돼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에 처분취소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배 판사는 "나머지 일행이 모두 성인이었고 B씨는 대학교 1학년생인 만 18세로 성인에 근접했던 점, 처음에는 주류를 판매하지 않았지만 일행 모친의 말에 비로소 술을 제공한 점에 비춰보면 직원이 B씨가 청소년이 아니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사정을 종합하면 업소직원이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법률적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영업정지 처분이 위법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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