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바꿀 수 있다'…이용마 MBC 기자 눈물의 영결식

입력 2019.08.23 11:45수정 2019.08.23 13:24
최승호 MBC 사장 "우리가 MBC 되찾게 된 가장 큰 동력"
'세상은 바꿀 수 있다'…이용마 MBC 기자 눈물의 영결식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앞 광장에서 고(故) 이용마 기자의 영결식이 시민사회장으로 엄수되고 있다. (MBC 제공) 2019.8.23/뉴스1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파업을 주도했던 이용마 MBC 기자의 영결식이 23일 열렸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광장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이 기자와 뜻을 같이했던 동료들과 시민들이 참석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동료를 잃은 슬픔에 조문객들 사이에서는 영결식 내내 울음이 터졌다.

최승호 MBC 사장은 "영화 공범자들을 제작할 당시 이 기자에게 우리 싸움의 의미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암흑의 시기에 침묵하지 않았다는 것, 그 기록만으로 의미있다'고 하더라"고 회고했다.

최 사장은 "얼마 뒤 그는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라는 책을 내고 희망과 확신의 메시지를 전했다"며 "이 기자의 열정에 대한 시민들의 감동과 호응은 우리가 MBC를 되찾게 된 가장 큰 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방송을 만들겠다는 약속 지키기 위해 1년9개월 노력했지만 시민들의 신뢰를 되찾기엔 부족함이 많다"며 "'세상은 바꿀 수 있다'는 그의 뜻을 받아들어 더 좋은 방송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기자의 동료인 김효엽 기자도 "용마형은 사회부 막내기자 시절부터 '기자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힘 있는 사람들에게 당당히 질문해 답변을 듣는 사람'이라고 말했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며 스스로를 바꿨지만 용마는 왜 안되냐며 대들고, 고꾸라지더라도 일어선 사람이었다"고 그를 기억했다.

김 기자는 "우리도 통크게 피하지 않고 형처럼 웃으며 함께 가겠다"며 "지켜봐달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용마 기자는 지난 21일 오전 6시44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향년 50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해직 기간 중 발견된 '복막 중피종'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장례는 시민사회장으로 치러졌으며, 장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메모리얼파크다.

이 기자는 지난 1969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및 동대학원을 거쳐 1996년 MBC 기자로 입사했다. 그는 입사 후 MBC 보도국 사회부, 문화부, 외교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쳤다.


지난 2011년부터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홍보국장을 맡았으며, 이명박 정부 시절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파업을 이끌다 2012년 3월5일 최승호 사장(당시 MBC PD) 등과 해고됐다.

고인은 해직 기간 중에도 인터넷 방송, 연구와 강의 및 저술 활동 등을 통해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을 이어왔다. 이후 해고 5년9개월만인 지난 2017년 12월8일 MBC에 복직했고, 12월11일 마지막으로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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