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 "기초체력의 척도인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대통령이 가짜뉴스를 만들고 있다"고 되받아쳤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초체력이 튼튼하다' '평화경제로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는다'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허풍과 착시야말로 국민을 위험으로 내모는 진짜 가짜뉴스"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유 의원은 "최근 들어 부쩍 청와대와 민주당 사람들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은 튼튼하다'는 말을 무슨 주문처럼 외우더니 이젠 대통령까지 나서 '펀더멘탈'을 '기초체력'으로 번역해가며 우리 경제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무디스에 이어 며칠 전 피치에서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일본보다 두 단계 높은 AA-(더블에이 마이너스)로 유지했고 안정적 전망으로 평가했다"라며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성장세는 건전하며 낮은 국가부채 비율에 따른 재정 건전성과 통화, 금융까지를 모두 고려해 한국경제에 대한 신인도는 좋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대통령이 피치가 발표한 신용등급을 근거로 '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말했다는 뉴스를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며 "신용평가로 돈을 버는 이 회사들 중 누구도 IMF위기를 경고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 경제의 지난 실적으로 신용평가를 할 뿐이지 앞에 놓인 위험은 보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또 "경제의 기초체력이란 경쟁력, 즉 실력"이라며 "미·중 간의 환율전쟁과 관세전쟁, 중국의 사드보복, 일본의 경제보복,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같은 외풍이 불어닥쳐도 견딜 수 있는 우리 경제의 실력이 바로 펀더멘탈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의 기초체력을 측정하는 가장 정확한 척도는 잠재성장률, 성장잠재력"이라며 "노동과 자본, 기술과 제도의 혁신이 만드는 생산성을 합친 게 잠재성장률이므로 경제의 기초체력을 재는 데 이만큼 적합한 척도도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잠재성장률이 1990년대 이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면서 "마치 한국경제의 어두운 미래를 카운트다운하듯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5→4→3→2% 이렇게 추락해왔다. 이대로 가면 1%대, 0%대의 잠재성장률에 곧 진입하고 머지않아 마이너스로 추락할 거라는 게 대다수 경제학자의 공통된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 기초체력은 매우 허약해진 것"이라며 "인정하기 싫지만, 이것이 진실이다. 처한 현실이 이러한 데 대통령은 누구로부터 무슨 보고를 받았길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큰소리를 치는가"라고 반문했다.
유 의원은 "대통령은 경제 위기를 가짜뉴스로 배척할 게 아니라, 위기의 진실을 직시하고 위기를 막아야 할 자리"라며 "대통령은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허세를 부릴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기초체력을 더 키울지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