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출석한 고유정(36)이 분노한 시민에 머리채를 잡혔다.
고유정은 12일 오전 10시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출석했다. 고유정은 연두색 죄수복을 입었으며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가렸다. 경찰은 지난 6월 5일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통해 고유정의 실명과 얼굴, 나이 등 신상을 공개한 바 있다.
분노한 시민들은 “살인마” 등을 외치며 목소리를 높였고 한 시민은 이동 중이던 고유정의 머리채를 잡아채기도 했다.
이날 첫 공판에 출석한 고유정은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 등을 묻는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재판장이 “잘 들리지 않는다”고 말한 후에야 목소리를 키웠다.
아울러 고유정 측 법률대리인은 고유정의 범행은 우발적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변호인은 “피해자가 설거지를 하는 평화로운 전 아내의 뒷모습에서 옛날 추억을 떠올렸고, 자신의 무리한 성적 요구를 피고인이 거부하지 않았던 과거를 기대했던 것이 비극을 낳게된 단초”라며 전 남편의 변태 성욕으로 인해 고유정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씨는 졸피뎀이 섞인 밥을 먹지도 않았다”며 “평소 부부관계에서 문제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방청객들은 “말도 안된다”, “추잡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재판을 마치고 퇴정하는 고유정을 향해 “고개 들어라”, “살인마!” 등을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호송차를 가로막고 창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이날 고유정의 재판은 제주지법 사상 처음으로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배부했다.
앞서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고유정의 다음 재판은 9월 2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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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