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퇴임 후 생활비로 쓰려고 돈 빼돌린 방법

입력 2019.08.09 08:40수정 2019.08.09 09:40
2011년 한국학 펀드 설립명목으로 美스탠퍼드대에 24억 송금
원세훈, 퇴임 후 생활비로 쓰려고 돈 빼돌린 방법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8)이 퇴임한 뒤 미국 생활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 송금한 국정원 자금 200만달러(24억여원)가 환수됐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스탠퍼드대로부터 200만달러를 환수했다.

검찰은 미국 법무부, 스탠퍼드대와 1년여간 협의 끝에 스탠퍼드대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스탠퍼드대는 반환 의무가 없지만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해 8월 원 전 원장이 2011년 한국학 펀드 설립명목으로 국정원 산하 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자금을 동원해 스탠퍼드대에 200만달러를 송금했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원 전 원장은 스태퍼드대에 미국 내 한반도 정책 등을 연구하는 연구책임자인 '코리아 체어(Korea Chair)'를 설치하려했으나 무산되자 200만달러를 송금해 자신과 친분이 있는 교수가 한국 관련 임의의 연구에 기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물밑작업을 벌였다.

원 전 원장은 퇴임 직전인 2013년 3월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로부터 코랫 펠로(Korey Fellow)로 초빙돼 이를 승낙하고 미국 생활을 계획했다.
그는 퇴임 직후 일본을 위장 출국해 미국으로 입국하려다 검찰의 출국금지로 미국 생활 정착 시도는 결국 무산됐다.

원 전 원장은 2010년 10월 국가안보전략연구소 18층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국정원 자금 7억8333만원을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국정원장의 공관 등 외부 주거공간은 엄격한 관리감독을 거쳐야 하지만 원 전 원장은 연구소 18층 업무공간 160평을 무단으로 호화 주거지로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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