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ㆍ경북=뉴스1) 이재춘 기자 = 대구지역 교사의 상당수가 교장, 교감, 원장 등 학교 관리자로부터 복장, 화장 등에 대해 부당한 간섭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쁜 옷을 입어라", "바지 말고 치마를 입어라", "화장을 안하니 환자 같다"는 등의 말이 대표적 갑질 사례로 꼽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구지부는 7일 학교 관리자의 갑질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10~21일 진행된 이 조사는 대구지역 유치원·초·중·고 교사 513명을 상대로 2016년부터 4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이뤄졌다.
조사에서 교사의 16.4%(84명)가 '복장에 대한 규제나 간섭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주로 '치마, 레깅스, 민소매' 등 여교사와 관련된 사례가 많았다.
또 3.3%(17명)는 '학부모나 학생에게 예쁘게 보여야 한다'거나 '너무 화려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등 화장에 대한 규제나 간섭을 받았다고 답했다.
1박2일 연수나 워크샵 등 학교 행사와 관련해서는 응답 교사의 32%(165명)가 '교장의 일방적 지시로 행사가 진행된다'고 했고, 34.9%(179명)는 '교장을 포함한 부장회의에서 주로 결정된다'고 대답했다.
교사의 49.5%는 이렇게 진행되는 행사에 대해 '불편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교사들은 또 연가, 조퇴, 외출 등 휴가 사용에 대해서도 41.1%(211명)가 '부당한 간섭을 받거나 제한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사례 중에는 '휴가의 구체적인 사유를 묻는다', '정당한 사유인데도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자녀돌봄휴가, 출산휴가 등을 사용하는데도 교사의 26.5%가 '관리자의 제재나 갑질 등으로 불편함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대구 전교조 측은 "아직도 학교 내에서 많은 교사들이 정당한 권리 사용에 대해 부당한 간섭이나 갑질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은 만연한 권위주의와 관료적이고 비민주적인 조직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교육청이 노동인권교육과 민주시민교육 등 갑질 근절을 위한 대책을 세우고 지도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