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호 중구청장 반나절 만에 "'노 재팬' 배너 내리겠다"

입력 2019.08.06 16:55수정 2019.08.06 18:59
서 구청장 "불필요한 오해 줄 수 있다는 우려와 비판 받아들인다"
서양호 중구청장 반나절 만에 "'노 재팬' 배너 내리겠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중구청이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 제 74주년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와 함께 일본제품 불매와 일본여행 거부를 뜻하는 '노(보이콧) 재팬-No(Boycott) Japan' 배너기를 가로변에 설치하고 있다. 2019.08.06. park769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6일 광화문 세종대로 등에 걸린 ‘노 재팬’(NO JAPAN) 깃발이 반나절 만에 다시 철수된다.

이날 오후 서양호 중구청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유 불문하고 설치된 배너기는 즉시 내리겠다. 다시 한 번 염려하신 국민들께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에 국민과 함께 대응한다는 취지였는데 뜻하지 않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중구청의 배너기 게첨이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와 국민의 자발적 영역으로 남겨야 한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앞서 서 구청장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도심 곳곳에 ‘노 재팬’ 깃발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5일 제74회 광복절을 맞아 깃발 1100개를 걸 예정이었으며 이날 서울 중구 전역에 태극기와 노 재팬 깃발 50여개가 먼저 걸렸다.

이 같은 결정에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명동 상인을 죽이려는 중구청장을 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 최고위원은 "반일 불매운동의 원칙은 한국 국민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되는 것"이라며 "서양호 중구청장은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에 'No Japan' 깃발을 내건다고 한다. 그 깃발로 인해 당연히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그 불똥은 명동 상인들에게 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들 역시 중구청의 조치에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중구청 홈페이지 등에는 깃발을 철거하라는 민원과 항의가 빗발쳤다. 홈페이지의 ‘구청장에게 바란다’, ‘생활불편신고’ 등 게시판에는 백 건이 넘는 깃발 관련 민원글이 게시됐다.

뿐만 아니라 이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서 구청장의 결정을 비판하는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네티즌들은 “관광객들도 전부 내쫓을 셈이냐”, “불매운동은 민간의 영역이다.
정부가 물을 흐리지 말라”, “아침에도 전화로 민원을 넣었는데 또 전화를 해야겠다”는 등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서양호 중구청장 반나절 만에 "'노 재팬' 배너 내리겠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중구청 관계자들이 태극기와 '노 재팬' 배너깃발을 설치하고 있다. 중구청은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본제품 불매와 일본여행 거부를 뜻하는 '노(보이콧) 재팬-No(Boycott) Japan: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배너기를 태극기와 함께 일제히 설치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2019.8.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사진=뉴스1

#서양호 #중구청장 #노재팬

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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