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뉴스1) 정진욱 기자 =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가 오는 6일부터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태풍이 찾아오면 건물이나 가옥이 무너지고 침수 등의 피해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다. 몸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바로 장마나 태풍마다 찾아오는 ‘기상병’이다.
기상병은 기온, 습도, 기압의 변화로 평소 앓고 있던 질환의 증세가 악화되거나, 새롭게 질병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몸을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려 하는 관성이 있다. 그런데 기상 상태가 급격하게 변하면 우리 몸이 항상성과 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주로 저기압이나 저기온, 한랭전선이 몰려올 때 기상병이 생긴다.
기상병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태풍이 통과할 때 면역반응과 생리작용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히스타민이 늘어나고 이 히스타민이 자율신경에 영향을 미쳐 발작을 일으키거나 통증을 유발한다는 설명이 유력하다.
그렇다면 기상병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가장 흔하게 찾아오는 것으로 두통이 있다.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는 저기압일 때, 대기 중에는 평소에 많던 음이온보다 양이온의 양이 더 많아진다.
양이온 양이 많아지면 체내의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해 두통을 유발한다. 겨울철에는 기압 변화로 혈관이 수축돼 혈압과 뇌압이 평상시보다 증가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치통도 심해진다. 특히 충치가 있을 경우 기압이 낮아지면 충치 구멍 속의 염증 부위가 팽창하면서 신경을 압박한다.
다른 물질로 충치 부위를 채워 넣어 치료한 치아라도 저기압의 상태에서 공간이 있으면 가스가 생긴다. 이때 기포가 팽창하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몸에 별다른 이상이 생기지 않더라도, 기존에 상처가 있는 경우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우리 몸은 1기압으로 고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 기압이 내려가면 몸 안에서 몸 밖으로 밀어내는 힘이 커진다. 상처가 난 부위는 일반 피부보다 약하기 때문에 압력을 더 크게 받아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유명한 기상병을 꼽으라면 관절 통증이다. 노인들이 ‘무릎이 쑤시는 걸 보니 비가 오려나보다’라고 예언 같은 말을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연세건우병원 조승배 원장은 "장마가 찾아오거나 태풍이 올 때 무릎이 쑤시는 이유는 바로 기압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장마철에는 낮은 기압으로 신체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관절 주변의 조직이 팽창하는데, 이렇게 커진 조직이 신경을 건드리며 크고 작은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무릎이 아프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장마철 무릎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 선풍기와 에어컨 같은 찬바람을 최대한 피하고 저녁에 샤워 시 따뜻한 물로 혈액순환을 시켜줄 것을 추천했다.
조 원장은 “통증이 있는 데도 방치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날씨 탓을 하며 참기 보다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