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순록 200여마리 떼죽음.. 기후 변화 때문?

입력 2019.07.31 10:15수정 2019.07.31 10:17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
북극 순록 200여마리 떼죽음.. 기후 변화 때문?
[사진=픽사베이]

북극의 한 섬에서 순록 200여마리가 한꺼번에 굶어 죽는 일이 발생했다.

29일(현지시간) 미 CNN 등은 올 여름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에서 200마리 이상의 야생 순록이 사체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극지연구소(NPI)의 연구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먹이를 찾지 못한 순록들이 대거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다.

약 40년간 이 지역의 야생 순록 개체수를 관찰해온 연구소는 "이렇게 많은 수가 죽어 있는 것은 처음 본다. 기후 변화가 자연과 동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스발바르 제도가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있다고 지적했다.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며 지난 겨울 이 지역에는 유난히 많은 비가 내렸다.

이에 빗물이 얼어붙으며 이전보다 더 두꺼운 얼음층이 생겨났고, 순록들이 뜯어 먹을 풀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스발바르의 순록들은 먹을 것이 부족할 때 해초를 먹는 것으로 관찰됐지만, 이는 영양이 부족하고 종종 복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순록들이 태어난 것도 사망 개체수가 증가한 하나의 요인이 됐다.

NPI 연구진은 "많은 수의 새끼들이 태어난 만큼 일부는 자연사했다"라며 "하지만 이렇게 많은 순록이 죽은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북극 순록과 카리부(북미산 순록)의 개체 수는 56% 감소했다.


식량 문제는 물론, 온난화로 여름철의 기온이 올라가며 파리와 기생충 등이 옮기는 질병에 감염될 위험이 커진 탓이다.

한편, 스발바르 제도의 중심 도시 롱위에아르뷔엔의 평균 기온은 지난 1900년 이후로 3.7도나 상승했다.

이는 전세계 평균(1도 상승)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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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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