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1) 박태성 기자,김용빈 기자 = 제주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의 의붓아들 사망사건을 두고 고유정과 현재 남편 사이의 진실공방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지난 24일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한 현 남편 A씨(37)는 "고유정이 내 아들을 죽였다고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유정이 우리 아기를 살해했다는 정황이 많음에도 경찰은 모든 것을 부정하고 고유정을 돕는 조력자라 생각한다"고 경찰 수사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오늘 브리핑에서 많은 것을 말하지 않았다"며 "마치 제가 경찰과 진실공방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싫다"고 말했다.
고유정이 아이를 살해한 게 확실한데도 경찰이 이를 무시한 채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반면 고유정은 자신이 아닌 다른 상황에 의해 아이가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씨를 아이 사망 가해자로 지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경찰조사에서 고유정은 억울함을 토로하며 "(아이가) '그것' 때문에 죽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그것'이 무엇인지, 어떤 구체적인 진술이 있었는지는 아직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아이가 엎드린 상태에서 10분 이상 얼굴과 몸통을 포함한 몸 전체에 강한 압력을 받아 눌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타살(살해)과 과실치사 가능성 모두에 중점을 두고 정확한 사인과 압력이 가해진 경위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고유정과 A씨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한 주장만 내놓고 있다"며 "객관적인 자료 조사와 함께 진술의 모순점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정의 의붓아들 B군(2014년생)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10분쯤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B군은 친부인 A씨와 한 방에서 잠을 잤고, 고유정은 다른 방에서 잔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때 B군은 의식과 호흡, 맥박이 모두 없는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군이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 소견을 내놨다. 정확한 사인은 특정되지 않았으며 외상이나 약·독물도 검출되지 않았다.
A씨는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 반응이 나오는 등의 이유로 수사를 받다가 지난달 13일 제주지검에 '고유정이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유정은 이전 5차례 경찰 대면조사에서 의붓아들 살해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20일 있었던 대질조사에서도 상반된 진술을 하며 아이의 죽음 둘러싼 책임을 서로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정은 지난 1일 전 남편 살인 및 사체손괴·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최소 2곳 이상에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 남편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