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김평석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이 24일 오전 10시 수원고법에서 열렸으나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 3명 중 1명만 출석하며 오전 5분, 오후 50분 만에 허무하게 끝났다.
이날 오전에는 이 지사 친형의 회계사무소에 근무하던 직원 오모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5분 만에 휴정했다.
오후 증인은 임모, 남모씨 등 이 지사 친형의 지인 2명이었으나 대학 동창인 남모씨 한 명만 출석했다.
이날 공판에서 변호인이 이 지사에 대한 반감을 표현한 트위터 내용을 보여주며 “당사자가 증인이 맞는지” 물었고 이에 남씨는 “맞다. 더 이상 변호인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며 돌연 증언을 거부했다.
남씨는 재판부에 “변호인이 불법적으로 본인의 트위터 아이디를 찾아냈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변호인이 “본인 기명의 블로그 아이디와 해당 트위터 아이디가 동일해 본인이 맞는지 물어본 것”이라고 답하며 논쟁은 일단락됐다.
당초 이 지사는 이날 대통령이 참석하는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3차 공판 일정과 겹치며 부득이 불참했다.
또 25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역시 공판 일정 탓에 이 지사의 참석이 무산됐다.
지난해 11월 대회에 이어 이 지사와 북측 고위급 인사들이 재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불발된 것이다.
경기도 관계자 “오늘 시도지사 간담회는 대통령에게 경기도정을 직접 설명할 수 있는 자리로 후반기 경기도정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리라 이 지사가 꼭 참석해야 했다”며 “하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공판이 끝나니 시도지사 간담회 불참이 더더욱 아쉽다”고 토로했다.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불출석한 증인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자 방청석에선 “이럴 거면 검찰은 왜 항소했나”, “한창 일 할 사람 불러다 놓고 뭐하는 것인가”라는 항의와 탄식 터져 나오기도 했다.
앞서 22일 열린 2차 공판이 증인의 증언 거부로 10분 만에 종결된 데 이어 3차 역시 다수의 증인이 불출석해 김빠진 재판이 재연됐다.
2차 공판 증인은 이재명 지사의 성남시장 재직시절 비서실장이었는데 검찰이 이 사건 공범으로 기소해 별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었다.
때문에 ‘증언 거부권 행사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검찰이 증인 신청을 강행해 자충수를 둔 것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왔었다.
다음 공판은 2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3차 공판에서 불출석한 증인 2명이 이날 출석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6일 출석하는 다른 1명의 증인은 출석하지 않는 대신 서면으로 증언을 대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