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과소평가" 자동차강국 독일의 우려

입력 2019.07.24 07:20수정 2019.07.24 13:21
"빠른 성장과 기술 수준이 놀라울 정도"
"현대·기아차 과소평가" 자동차강국 독일의 우려
2018년 3월에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NEXO). 1회 충전 항속거리는 609km, 복합연비는 96.2km/kg(17인치 타이어 기준)이며, 한 번에 총 6.33kg의 수소를 충전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기아차 과소평가" 자동차강국 독일의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2월 2일 오전 자율주행 자동차 시승행사장인 서울 서초구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신형 수소 자율차량인 넥쏘에 올라 현대자동차 자율차 개발팀장인 이진우 상무의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2.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현대·기아차 과소평가" 자동차강국 독일의 우려
현대자동차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이 스위스 생 갈렌(St. Gallen) 주 경찰차로 선정됐다. 현대차는 스위스 생 갈렌 주 경찰에 지난 달까지 총 13대의 ‘코나 일렉트릭’을 공급했다고6월 9일 밝혔다. 13대 중 5대는 순찰차로, 나머지 8대는 일반 업무용으로 사용된다.(현대자동차 제공) 2019.6.9/뉴스1


"현대·기아차 과소평가" 자동차강국 독일의 우려
현대자동차가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카헤일링) 기업인 '그랩(Grab)'에 올해 코나EV 200대를 공급한다고 1월 16일 전했다. 그랩은 이를 더해 연내 총 200대의 코나EV를 구매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에서 전기차를 활용한 카헤일링 서비스가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싱가포르 공유경제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현대차 제공) 2019.1.16/뉴스1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3:2 독일 승"

독일차와 한국차 브랜드를 대표하는 각 차급의 경쟁모델 5종을 뽑아서 대결을 펼친 결과다. 싱거운 결과에 김이 빠졌겠지만 이 경쟁을 주관한 독일 매체의 생각은 다르다.

폭스바겐그룹을 비롯해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세계를 호령하는 쟁쟁한 모델들이 독일을 대표해 나섰지만 미래를 선도할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부문에서는 한국 현대·기아차에 뒤처졌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그동안 현대·기아차를 과소평가 했다"며 독일 업체들에 분발을 요구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유명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uto Motor und Sport)는 최근 독일과 한국의 자동차 브랜드를 비교 평가했다.

독일을 대표하는 폭스바겐그룹(아우디 포함)·BMW·벤츠와 한국의 현대·기아차에서 각 5대 모델을 선정해 각 차급 특성에 맞춰 비교우위를 분석했다.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는 아우토빌트와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자동차전문매체로 유럽 전역으로 한 달에 수백만 부가 팔리는 유명 잡지다.

D세그먼트(중형) 세단 부문에서는 품질과 승차감을 기준으로 비교가 진행됐는데 기아차 스팅어가 아우디 A5 밀렸다. C세그먼트(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는 현대차 투싼이 폭스바겐 티구안에, C세그먼트 스포티 부문에서는 기아차 프로씨드가 벤츠 CLA 쿠페에 각각 점수가 뒤처졌다.

내연기관차 부문에서는 전통의 강자인 독일 완성차업체가 예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미래차를 대표하는 전기차와 수소차 부문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전기차 대결에서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 BMW i3을 제쳤다. 코나 일렉트릭은 항속거리와 가격, 주행성능, 공간 부문에서 i3에 앞서며 "선도 기술을 갖췄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소차 부문에서 역시 현대차 넥쏘가 벤츠의 MB GLC F-cell에 앞섰다. 1회 충전에 600㎞ 이상을 가는 넥쏘는 항속거리와 연비 등 수소연료전지차 기술 전반은 물론 최고속도, 실내공간 등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이 매체는 "현대·기아차가 오랜 기간 과소평가돼 왔고, 빠른 성장과 기술 수준이 놀라울 정도"라며 "현대·기아차가 수소, 전기차 부문에서는 독일을 능가하고 있는 만큼 독일 업체들이 안심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수십 년 간 자동차강국으로 명성을 떨쳐온 독일 내에서는 최근 수소차 경쟁력이 뒤처졌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디젤 스캔들 이후 독일 내에선 디젤차를 대신할 친환경차 전략이 활발히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이 전기차에 한정되고 있어서다. 독일 완성차업체 중에선 벤츠가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차를 결합한 하이브리드차를 소량 공급하고 있을 뿐 BMW와 폭스바겐그룹은 아직 수소차 상용화 단계에 진입조차 못했다.

최근 독일 내 자동차관련 회담에서 정계는 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발표했지만, 독일기술자협회(VDI)와 전자기술협회(VDE)는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기술에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수소차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측에서 내놓는 주장의 근거는 대부분 한국과 일본이 한발 앞서 수소차를 준비해 결국 이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 이달 초에도 "현대·기아차는 저가 브랜드로 출발해 글로벌 4대 완성차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자동차 대안기술 분야에서는 이제 트렌드세터에 속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독일 정부는 결국 수소전략을 추진하기로 하고, 올 말까지 최종 전략 콘셉트를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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