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뉴스1) 유재규 기자 = 경기 안산지역에서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으며 조롱한 한국인 남성 4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안산상록경찰서는 22일 모욕 혐의를 받고 있는 A씨(31) 등 4명을 불구속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일 오전 0시5분께 전철 4호선 상록수역 광장 부근에 있는 소녀상 앞에서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 조롱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때 소녀상 일대를 지나가던 시민 2명이 이들의 범행을 목격해 신고했다.
이들은 당시 "누군가 '천황폐하 만세'라고 하면서 일본어를 구사해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20~30대 남성 4명이 소녀상에 침을 뱉는 등의 행위를 하고 있었다"고 경찰에 전했다.
경찰 출동 당시 A씨 일행은 현장에 없었지만 사건발생 15시간만인 오후 2시50분께 검거됐다.
A씨는 "술에 취해 소녀상에 침을 뱉었고 일본어를 할 줄 알아 이를 제지하는 시민에게 일본어를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의 이 같은 행태를 전해 들은 '나눔의 집'(경기 광주시) 할머니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다면 처벌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지난 9일 밝히기도 했다.
이에 지난 20일 4명 중 1명이 직접 나눔의 집을 방문해 할머니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눔의 집 관계자는 "범행을 저지른 아들의 아버지라고 소개한 사람이 자신의 아들이 '자폐증이 있는데 제대로 교육을 못 시킨 점, 죄송하다'고 말했다"며 "아들 역시 눈도 못마주친 상태에서 고개를 숙인 채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범행에 가담한 3명도 이번주에 용서를 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사건 이후 제출했던 고소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눔의 집은 지난 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할머니들께서는 '청년들의 잘못도 크지만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갖도록 놔둔 우리 사회의 책임이 있다'고 말씀을 하셨다"며 "큰 충격을 받으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청년들이 사과를 한다면 받아들일 것이고 몸소 겪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알려주고 싶다'고 하셨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침을 뱉은 대상이 사람이 아닌 조형물이지만 이 조형물 건립에 참여한 시민들과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욕하는 행위로 볼 수 있어 모욕죄가 성립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