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태풍이 휩쓸고 간 21일 오후 1시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
평소 파라솔 행렬과 함께 피서객들로 북적여야 할 백사장이 나뭇가지와 쓰레기로 가득차 있었다.
이날 오전까지 태풍 '다나스(DANAS)'의 영향으로 부산에만 360㎜가 넘는 폭우가 내리고 강풍이 분 탓에 파도를 타고 백사장으로 넘어 온 것들이었다.
음료 캔과 부러진 우산 등 각종 생활쓰레기와 나뭇가지가 한데 엉켜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해변가 근처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이 광경이 신기한 듯 쓰레기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금속탐지기를 들고 백사장을 누비는 시민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특히 파도에 떠밀려 온 해초와 미역 등 해산물을 수집 중인 시민들은 군데군데 여럿 보였다.
광안리 인근에 산다는 최모씨(81)는 "태풍이 지나가서 강아지와 산책을 하러 나왔는데 평소 시장에서 사서 콩국에 넣어 먹던 해초들이 눈에 보이길래 골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씨(24) 등 5명은 "바다에 쓰레기가 이 정도로 쌓여 있는 모습은 처음 본다"며 "어디서 쓰레기들이 이렇게 떠밀려 오게 된 건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수영구청 청소인력들이 구슬땀을 흘리면서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청소 노동자 A씨는 "오늘 새벽부터 나와서 쓰레기 정리를 하고 있는데도 양이 엄청나다"며 "인근 수영강에서 쓰레기들이 함께 떠밀려서 내려온 거 같다"고 설명했다.
수영구에서 투입한 인력뿐만 아니라, 119수상구조대와 자원봉사자들도 이날 오전부터 쓰레기 수거 작업에 돌입했다.
구에 따르면 수영구 백사장에 깔려 있는 쓰레기 대부분은 인근 수영강을 따라 바다까지 넘어 온 것으로 보인다.
미역 등 해초류는 광안대교 인근에서 서식 중이던 것들이 강한 파도를 타고 백사장으로 넘어왔다는 설명이다.
구 관계자는 "태풍이나 파도가 심하게 불 때면 해초류 등 이물질들이 넘어오곤 했다"며 "다음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쯤 백사장 정리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