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699만원, 침대 600만원..'수천만원 혈세' 관사의 정체

입력 2019.07.17 14:24수정 2019.07.17 14:41
지역 주민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배려는 없었다
냉장고 699만원, 침대 600만원..'수천만원 혈세' 관사의 정체
장영수 전북 장수군수. 2019.06.20 /뉴스1


냉장고 699만원, 침대 600만원..'수천만원 혈세' 관사의 정체
장영수 전북 장수군수가 관사로 쓰고 있는 장수의료원 의사 숙소. 2019.07.02 /뉴스1

(장수=뉴스1) 김동규 기자,이정민 기자 = ‘냉장고 699만원, 김치냉장고 575만원, 침대는 600만원….’

지역 주민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배려는 없었다. 이 지자체는 군수 일가가 사용할 1급 관사에 수천만원의 혈세를 아끼지 않았다.

관사에는 없는 게 없었다. 재정자립도 15.8%, 전국 최하위권에 맴도는 지자체의 씀씀이라고 하기에는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품목이 주를 이뤘다.

전북 장수군의 이야기다.

17일 뉴스1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장수군 1급 관사 물품 구입내역을 보면 지난해 장영수 군수 일가 입주를 앞두고 개보수, 가전 등 살림살이에 모두 7154만7000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오래된 건물인 탓에 개보수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고가의 제품이 관사 곳곳을 장식했다.

먼저 냉장고는 700만원을 호가했으며 김치냉장고는 575만7000원 상당이었다.

또 일반 가정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70만원가량의 냉동고와 259만원의 세탁기를 관사에 들여 놓았다.

가전제품으로만 모두 1809만원을 썼는데 전주의 한 유명 전자제품 매장에서 일괄 사들였다.

커튼은 281만원 상당이었으며 블라인드는 무려 12개를 구입하며 296만7000원을 썼다.

1급 관사에 들어간 살림살이 중 800만원 상당의 침구류도 눈에 띈다. 침대와 매트리스는 각각 2개씩 구입하며 600만원을 사용했다. 군수부부 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을 위해 고가의 침대를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침구세트와 이불 등에는 232만원 가량 투입했는데 그중 베개 솜 1개가 43만원에 달한다.

이들 모두 장 군수가 지난해 취임 석 달여 만에 관사에 입주하며 군 예산으로 사들인 품목들이다.

기존에 거주하던 부인 명의의 모텔은 세를 내주고 수백만원의 임대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매달 공공요금 등 관리비 30만원까지 혈세로 내고 있다.


장수군은 장 군수 측과 사전 협의 후 필요 물품을 선정해 구입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장수군 관계자는 “관사 물품은 군수 측과 사전 협의를 통해 마련한 것들”이라며 “배정된 예산 범위에서 필요에 따라 구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 마련한 집이 공사 중이어서 내년 상반기까지 관사를 사용하고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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