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 첫 날인 16일,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첫 진정을 냈다.
이날 오전 MBC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은 법률대리인 등과 함께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류하경 변호사(법률사무소 휴먼)는 “MBC가 아나운서들을 기존 업무 공간에서 격리하고 아무런 업무도 주지 않고 있다. 사내전산망을 차단하는 등 근로자 지위 명령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당장 일을 하게 하라는 것이 법원 판단인데 MBC는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엄주원 아나운서는 “회사를 무너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을 되찾고 회사와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선영 아나운서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됐고 우리의 부당한 상황을 호소하고자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괴롭힘 유형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제공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돼 있지 않은 허드렛일만 시키거나 일을 거의 주지 않는 행위 ▲훈련·승진·보상·일상적 대우 등에서 차별 ▲인터넷 사내 네트워크 접속을 차단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진정을 제기한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법원의 근로자 지위 보전 결정 인용 이후 지난 5월 27일부터 마포구 상암동의 MBC 사옥에 출근 중이다.
다만 이들은 사옥 9층의 아나운서국이 아닌 12층의 콘텐츠 사업국 내의 별도 마련된 공간에 자리를 배정받았다.
한편 MBC는 부당해고를 인정한 노동위 판정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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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