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이르면 이달 전면 허용될 것으로 예상됐던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 시범 운영 기간이 연장됐다. 최근 일부 병사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해 도박사이트에 접속하는 등 부작용이 드러난 만큼, 전면 허용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최종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국방부는 지난 15일 정경두 국방부장관 주재로 박한기 합참의장과 각군 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민간 위촉위원 등이 참여한 '군인복무정책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 시범운영 결과를 평가했다고 16일 밝혔다.
'일과 후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은 지난해 4월부터 국직 4개 부대를 대상으로 1차 시범운영을 하고 같은 해 8월 각 군과 해병대로 시범운영 범위를 넓혀 현재는 훈련병 등을 제외한 36만여 명의 병사가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이날 국방부는 휴대전화 전면 허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국방부는 "안정적 시행을 위해 현재의 시범운영을 연장해 보안사고 등 우려되는 부작용 예방을 위한 각종 대책을 최종 점검한 후 전면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 도박문제관리센터, 정보화진흥원, 콘텐츠진흥원과 협업해 병사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의 상담역량 강화, 도박 등 유해사이트 차단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연장된 시범운영 기간 휴대전화 사용 허용 시간도 조정된다. 먼저 평일 오후 6~10시까지 허용됐던 사용 시간은 오후 6~9시까지로 1시간 줄었다. 휴일도 오전 7시~오후 10시에서 오전 8시30분~오후 9시로 시간이 조정됐다. 다만 줄어든 시간에 대해서는 지휘관 재량하에 연장 가능하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또 장기간 외부와의 소통이 제한되는 해외 파병부대에 대해서는 심리적 안정과 사기진작을 위해 일정 시간, 일정 장소에서 영상 통화를 허용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같은 시범 운영 결과를 최종 점검한 후 전면 허용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뉴스1에 "시범운영을 얼마나 더 할지에 대해 기간은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이미 36만여 명의 병사가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어, 사실상 전면 허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보안앱이라는 방지책이 충분히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실시한 시범운영 결과 휴대전화 사용이 병사들의 소통여건 개선과 심리적 안정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병사들의 38.4% 휴대전화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용하며 23.2%가 전화·문자 등으로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96.3%가 외부와의 소통여건은 현격히 개선됐다고 답했고, 67.4%는 병사와 간부 간 소통이 활성화됐다고 응답했다.
국방부는 또 휴대전화 사용 병사가 그렇지 않은 병사보다 우울, 불안, 소외감이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병영생활 고충상담, 병에 대한 징계와 폭언·폭력·가혹행위 등의 범죄가 감소하는 추세며, 우려했던 개인 체력 저하 현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군사비밀 유출 등 보안사고는 발생하지 않았고, 사용인원 대비 규정·지침 위반행위의 발생비율은 5월 기준 전체 사용인원 대비 0.2%로 나타났다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정 장관은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향후 충분한 시범운영을 통해 제반 대책들을 재점검해 부정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엄정한 신상필벌과 자율과 책임에 입각한 휴대전화 사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