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1m 스프링보드 결승에 오른 우하람(21∙국민체육진흥공단) 선수가 등 뒤에 ‘KOREA’ 대신 은색 테이프를 덧댄 유니폼을 입은 채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국제 대회에 나선 국가대표 선수들은 국가의 이름이 크게 적힌 유니폼을 입는다. 우하람 선수와 함께 결승 무대에 선 다른 국가의 선수들은 모두 본인이 대표하는 국가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문제의 원인은 대한수영연맹의 뒤늦은 후원 계약 체결 때문이었다. 대한수영연맹은 현재 국가대표팀의 후원을 맡고 있는 A사와 대회를 2주 가량 앞둔 지난 1일 대회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국가대표 선수단 용품 제작에는 약 6개월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대표 선수단은 결국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제품들을 입고 출전할 수 밖에 없었다. 등 뒤에는 대회 규정에 맞지 않는 큰 로고를 가리기 위해 테이프를 덧댔다.
A사 관계자는 “우리 측이 대한수영연맹과 계약을 맺은 시점은 7월 1일이어서 시간적으로 제작이 불가능했다”며 “그래서 시중에 있는 물품을 최대한 지원했는데 여기에는 KOREA가 아닌 회사 이름이 적혀있는 데다 로고 크기도 대회 규격에 어긋났다. 판매용으로 만든 옷들이라 국제 대회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로고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연맹 측 관계자는 "일부 종목 선수들에게는 A사 로고 위에 KOREA를 덮은 트레이닝복으로 다시 지급했다”며 “나머지 종목 선수들에게도 15일 정도에는 KOREA를 덧댄 트레이닝복을 나눠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업체와 계약을 하려 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다시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이 여러가지로 늦어져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한국에서 하는 대회인데 준비가 어설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5일 그리스와의 수구 남자 조별리그 1차전 경기를 치른 수구 대표팀 선수단은 ‘KOREA’로 A사 로고를 덮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경기장에 나섰다.
한편 대한수영연맹은 재정 악화와 집행부 비리 등으로 인해 지난 2016년 3월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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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