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외교부공동취재단,배상은 기자 = "이렇게 열악한 군복과 무기로 훈련하며 독립운동을 도모했다니..."
지난 10일 중국 충칭시 최중심부인 위중구에 위치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에 100명의 우리 청년 국민대표단이 방문했다. 고요했던 총사령부 건물이 모처럼 방문객들로 복작였다.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건축면적 약 2700㎡) 로 복원된 외부와 달리 아직 내부는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아 여전히 일반엔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50명씩 2개조로 나누어 1층에 마련된 사료관을 둘러보던 대표단들이 유독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한 곳에 머물렀다. 1940년대 광복군이 당시 사용했던 군복과 무기 등의 모형이 전시된 코너다. 시대상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초라하고 낡은 장비들이다.
정훈 장교로 복무하다 지난달 30일 갓 전역했다는 대학생 구한별(25)씨는 " 당시 일본의 폭격까지 벌어진 중국 일대에서 이렇게 열악한 군복과 무기로 훈련하며 독립운동을 도모했다는 사실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며 “우리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임을 새삼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사료관인 1층을 지나 올라간 2층에는 총사령실과 부사령실, 참모장실, 회의실 등이 복원돼 있었다. 구지 관리자는 “그 때 사용하던 소품이나 유물은 이곳에 남아있지 않다. 모두 새로 복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정규군이었던 광복군 총사령부의 거점이었던 중국 충칭 건물은 2014년 원형 복원이 결졍됐으나, 이후 한중간 사드배치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부침을 겪다 약 4년만인 지난 3월에서야 복원이 완료됐다. 2017년 12월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합의한 지 1년만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러나 언제 정식 개관해 민간에게 개방될 지 여부는 아직까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현재 총사령부 소유권은 '잉리후이리(英利辉利)'라는 민간 기업이, 관리권은 '충칭시 문화위원회(시 정부 측)'가 각각 보유하고 있다.
총사령부 구지 관리 관계자는 “총사령부 복원은 중국 정부의 배려, 한·중 우호 관계가 여실히 반영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개방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설(夏雪) 대한민국임시정부구지 진열관 관장은 개방 문제와 관련 "대중에 언제 개방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부가 나름의 계획이 있을 것이고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외교부가 3.1운동과 임정 수립 100주년 기념으로 추진한 '한중 우호 카라반' 사업을 통해 선발된 우리 대표단은 9~17일까지 충칭과 광저우, 창사, 항저우, 자싱(嘉興)과 상하이 등 중국내 임시정부 활동지를 방문한다. 앞서 9일 충칭 임정 청사 방문으로 대장정을 시작한 대표단은 '충칭의 계단(백범의 계단)’에서 애국가 제창 후 만세삼창도 실시했다. 1945년 11월 3일 귀국을 앞둔 임정요인들이 환국 기념사진을 촬영한 곳이다.
공모를 거쳐 선정된 대표단 중 국가 유공자 후손이 일부 포함됐다. 대표단은 충칭과 광저우에서 현지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만나 서로 질문을 주고 받으며 대화도 나눴다.
광복군 제 1대 비서이자 1992년 건국훈장 독립장 수여받은 이달 선생 장녀인 이소심여사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부국강병이 될 수 있었던 건 선현들의 피와 맞바꾼 것”이라며 “한국 임정이 유랑했던 27년 동안 중국 정부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광복군 군의처장이었던 유진동 선생의 4남인 유수동 선생은 "임정은 중국이 힘들 때 여기에 같이 있었다. 총사령부와 광복군사령부 역시 중국 정부와 사람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음수사원이라고 물을 마실 때 근원을 생각하라는 말처럼 지금의 한국 청년들은 역사를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