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최근 가정집을 털다가 붙잡힌 '왕년의 대도' 조세형씨(81)에게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민철기) 심리로 열린 조씨의 첫 공판에서 "상습적 범죄전력과 누범기간임을 고려했다"며 조씨에게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한 다세대주택 1층의 방범창을 뜯고 들어가 몇만원 수준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후 조씨는 경찰조사에서 지난 3월부터 방배동, 잠원동 등을 돌며 500만원어치 달러 등 금품을 훔친 것을 비롯해 총 6건의 절도와 절도미수 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날 조씨 측은 인생의 대부분을 교도소에서 복역했고 최근 생활고에 시달린 점, 여죄를 스스로 자백한 점, 자녀의 군입대를 앞둔 점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다.
조씨의 변호인은 "조씨가 최초 경찰 체포 후 나머지 여죄도 스스로 자백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조씨가 고령에 기초생활 수급자로 집세를 내면 월 14만원으로 생활을 하는데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른 점, 더이상 범죄를 저지르고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조씨도 "고아원 등 복지시설을 전전하다 먹을 것을 훔치다 보니 소년교도소까지 가게 되고 이곳에서 범죄 선배들에게 범죄 기술만 익혔다"며 "1972년부터 28년 동안 2년을 제외한 26년을 교도소에서 보내면서 사회생활을 2년밖에 못했다. 제 범죄인생이 얼마나 처참한지 깨닫는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곧 아들이 군입대를 하는데 (아들에게) 징역이(수감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두렵다"며 "재판부의 온정을 바란다"고 울먹였다.
한편 조씨가 절도 혐의로 수갑을 찬 것은 확인된 것만 16차례에 이른다. 조씨는 1970∼1980년대 부유층과 권력층을 상대로 절도 행각을 벌여 '대도'라는 별칭을 얻었다.
1982년 11월 처음 체포된 조씨는 구치소로 이감되기 직전 법원 구치감에서 탈출해 5박6일 동안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며 유명해졌다. 조씨는 그후 경북 청송교도소에서 징역 15년을 살았다.
출소 뒤에는 보안업체에서 자문위원으로 일하거나 경찰행정학과 강사로 활동하면서 목사 안수까지 받으며 '새 삶'을 사는 듯했다. 그러나 "일본 노숙자를 돕겠다"며 찾은 도쿄에서 절도를 벌이면서 그의 재범 행각은 다시 발각됐다.
그는 2005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치과의사의 집 절도, 2010년 장물알선, 2013년에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빌라 침입 등 연이어 범죄를 저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