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개농장에 있던 14마리, 오물더미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입력 2019.07.09 13:27수정 2019.07.11 13:58
남은 개 10마리는 아직 구조되지 못한 상태ㅠ_ㅠ
완도 개농장에 있던 14마리, 오물더미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구조된 개.(광주동물보호협회 위드 제공) /© News1


완도 개농장에 있던 14마리, 오물더미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구조된 개.(광주동물보호협회 위드 제공) /© News1

(완도=뉴스1) 황희규 기자 = 전남 완도의 개 사육농장에서 학대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개들을 동물보호단체가 구조했다.

광주동물보호협회 위드는 지난달 말부터 전남 완도군 한 섬의 개농장에서 개 24마리 중 14마리와 염소 1마리를 구조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섬에서 일하는 러시아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가 학대받는 개들이 불쌍해 몰래 사료를 주는 것을 반복하다가 귀국하기 전 SNS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고, 이를 본 서울서 활동하는 동물보호활동가가 위드 소장에게 제보했다.

위드는 제보를 받고 해당 농장을 확인, 경찰과 함께 찾아가 농장주에게 위법사항을 인지시키고 포기각서를 받아냈다.

농장은 쓰러져가는 상태로 처참했고, 음식물 쓰레기로 개를 사육하다보니 파리와 벌레가 들끓고 오물로 범벅이 돼 있었다.

굶어 죽어 뼈와 가죽만 남은 개 사체 5구와 염소 4구가 발견됐으며, 개인지 염소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인 뼈들도 많이 발견됐다.

개들은 녹슬고 파손돼 날카롭게 튀어나온 철장에 갇혀 제대로 앉지도 못한 채 지내고 있었고, 목줄이 꼬여 오물더미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엎드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위드는 군청 동물보호소에 도움을 청했으나 환경이 열악하다는 소식에 서울과 화순 등 전국 각지에 있는 보호소에 연락해 우선 개 14마리와 염소 1마리를 구조했다.

남은 개 10마리는 받아줄 곳이 없어 아직 구조되지 못한 상태인데, 농장주는 '개들을 포기했으니 더이상 밥 줄 필요 없다'며 손을 뗐다.

위드 관계자는 "공간만 확보되면 구조 비용과, 이동 켄넬 등 구조와 치료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책임지겠다"며 "농장주를 상대로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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