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 아기 숨지게 한 화곡동 어린이집교사에 내려진 벌

입력 2019.07.07 14:47수정 2019.07.07 15:31
"부모에 4억 배상해야"
11개월 아기 숨지게 한 화곡동 어린이집교사에 내려진 벌
11개월 영아를 온몸으로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6년을 선고받은어린이집 교사 김모씨/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10개월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강서 어린이집 사건에서 가해자인 보육교사는 물론 어린이집 원장과 대표, 담임교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부장판사 최형표)는 사망한 아동의 부모가 어린이집 관계자들과 어린이집안전공제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장과 대표, 보육교사, 담당교사는 부모들에게 각각 2억1690여만원을 공동해 지급하고, 안전공제회도 이중 4억원을 이들과 공동해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영유아는 자신의 생명이나 신체를 외부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거의 없어 모든 생활을 친권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친권자로부터 이 같은 책임을 인수한 어린이집 원장 및 보육교사는 친권자에 준하는 고도의 보호감독 의무를 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후 10개월에 불과한 아동을 신체적으로 학대하고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사고로 인해 아동과 그 부모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원장인 A씨의 남편이자 어린이집 대표인 B씨는 "아내의 요청으로 어린이집 대표자 명의만 빌려줘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타인에게 사업에서 자기 명의를 사용할 것을 허용한 경우 명의사용을 허용받은 사람이 업무수행 중 고의 또는 과실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쳤다면 명의사용을 허용한 사람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어린이집 대표자의 명의대여자로서도 사고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제회는 약관상 우연한 사고에 해당하는 경우만 배상할 책임이 있는데, 이번 사건은 우연이 아닌 고의로 인한 사고에 해당해 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가 아이에 대한 신체적 학대를 넘어 아이의 사망에 대해서까지 인식하고 용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약관에서 보상하지 않는 손해라는 공제회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모씨(60)는 지난해 7월 자신이 근무하는 어린이집에서 생후 11개월 남자아이를 재우다가 이불을 뒤집어씌우고 몸으로 눌러 질식사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총 24회에 걸쳐 8명의 영아를 비슷한 방법으로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와 어린이집 원장이자 김씨의 쌍둥이 언니인 A씨는 1심에서 각각 징역4년, 징역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심은 형량을 높여 김씨에게는 징역6년, A씨에게는 징역3년6월을 선고하고 A씨를 법정구속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