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돌입' 급식, 점심시간 직원이 학생에게 나눠준 것은..

입력 2019.07.03 14:55수정 2019.07.03 15:23
"대부분의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왔고, 만약을 대비해.."
'파업 돌입' 급식, 점심시간 직원이 학생에게 나눠준 것은..
전국학교비정규직 노조 총파업으로 인해 천안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이 다 비어있다. /© 뉴스1


'파업 돌입' 급식, 점심시간 직원이 학생에게 나눠준 것은..
급식실에서 직원들이 아이들에게 빵과 음료수를 나눠주고 있다. /© 뉴스1

(대전ㆍ충남=뉴스1) 김아영 기자 =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파업에 돌입한 3일 천안의 A초등학교 급식실. 평소였다면 학생들로 인해 북적였을테지만 불 꺼진 급식실 식탁에는 학생들에게 나눠 줄 빵과 음료수만이 놓여져 있었다.

이날 총파업이 아니었다면 쇠고기덮밥, 콩나물국, 오이지무침, 배추김치 등이 점심으로 나올 예정이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영양사와 행정실 직원들이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에게 카스테라 빵과 감귤쥬스를 나눠줬다.

학생들은 각자 싸온 도시락과 학교에서 나눠 준 빵을 먹으며 학교로 소풍을 나온 것 같았다.

도시락을 싸온 B양(9)은 "엄마가 밥과 햄, 김치 등을 반찬으로 싸줬다"며 "도시락을 먹으니깐 소풍 온 것 같아 신난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파업으로 급식을 할 수 없어 지난 달 28일부터 전날까지 학부모들에게 도시락 지참을 안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왔고 만약을 대비해 빵도 준비한 것이라 큰 문제는 없다"며 "하루 빨리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준 학부모들은 생각보다 덤덤한 분위기였다.

딸을 배웅하던 C씨(43)는 "아침부터 도시락을 싸는 것은 고생이지만 매일도 아니고 이때 아니면 언제 학교에서 도시락을 먹어보겠나"며 "정부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약속한 만큼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을 지지한다는 다른 학부모 D씨(39·여)는 "파업에 동참하면서도 학부모만큼이나 아이들 급식을 걱정하고 계실 것"이라며 "좀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총파업에 천안지역 246개 학교 중 유·초·중·고·특수학교 등 총 20개 학교가 참여했다.

학교비정규직은 근속금 차별 철폐 및 전 직종 기본급의 6.24% 이상 인상, 정규직의 80%에 달하는 임금 인상으로 공정임금제 실현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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