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층서 여친 밀쳐 죽인 중년 남성, 결국..

입력 2019.06.20 15:02수정 2019.06.20 15:56
아파트 베란다에서 말다툼하다가..징역 3년
7층서 여친 밀쳐 죽인 중년 남성,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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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피해자 술 취해 난간 매달렸다는 피고인 주장 모순"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김규빈 기자 = 여자친구와 아파트 7층 베란다에서 다투다 추락해 숨지게 한 5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형두)는 20일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양모씨(57)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양씨는 2016년 5월 오후 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 7층 베란다에서 여자친구 A씨(46)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씨는 A씨와 1년간 연인관계를 유지해 오다가 이날 자신의 아파트를 찾아온 A씨와 성격차이를 이유로 말다툼을 벌였고, A씨의 손목과 오른쪽 팔을 잡아당기며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가 베란다로 도망가 난간에 걸터 앉아 "살려주세요"라고 여러 차례 외치자 양씨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A씨의 다리를 잡고 밀고 당기다가 결국 A씨는 20미터 아래 바닥에 추락했다.

양씨는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살려주세요' 소리가 들려 베란다 쪽으로 가보니 A씨가 난간에 매달려 있어 그를 끌어올리려 했을 뿐"이라며 "그날 A씨와 말다툼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아파트 경비원 등 목격자 2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양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앞서 1심에서는 부검결과, A씨 양쪽 손목과 오른쪽 팔 등의 멍은 추락이 아닌 실랑이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2심 재판부는 "목격자 진술에 의하면 여자가 집 안쪽을 바라보면서 베란다에 걸터앉아 있었고 잠시 후 남자가 양팔로 밀고 잡아당기는 듯한 행동을 2~3차례 한 뒤 여자가 아래로 떨어졌다"며 "믿을 수 있는 증인의 증언은 양씨의 얘기와는 너무 다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파트 경비원도 '살려주세요'라는 소리를 듣고 놀라 나가보니 난간에 매달린 사람은 없다고 얘기했다"며 "A씨가 술에 너무 취해 아무런 이유없이 베란다 난간에 매달렸다는 양씨의 주장은 목격자 두 사람의 진술과 모순된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양씨가 A씨와 술마시고 다투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벌금형 전과만 있고 다른 전과는 없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의 형량이 타당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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