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36)이 살해한 뒤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 일부를 발견한 봉투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가운데 본인이 신고자라고 밝힌 A씨가 당시 상황을 전했다.
본인이 고유정 사건의 부패물 의심 신고자라고 밝힌 A씨는 13일 인터넷 모 커뮤니티에 “제 입에서 나온 이야기와 다른 내용의 기사들을 접했다”며 “기사 댓글에 달린 욕설과 비아냥을 확인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제가 직접 글을 쓴다”며 운을 뗐다.
A씨는 “저는 알려진 바와 같이 수산 양식업에 2년째 종사하고 있는 어민”이라며 “바다에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수많은 쓰레기들이 흘러들어온다. 얼마 전에도 고양이 사체를 처리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11일, 양식장을 청소하던 도중 신체 일부처럼 생긴 것을 건져냈다가 별 생각없이 해류에 흘려보냈다”며 “지난 12일에도 청소 도중 검정 비닐봉투가 팽팽하게 부풀어 떠내려 오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소라면 그냥 흘려보냈겠지만 여타 비닐과 달리 풍선처럼 부풀어 온전히 떠있길래 호기심에 봉지를 건져올렸다”며 “건져올린 봉투에서는 태어나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역겨운 냄새가 진동했다”고 전했다.
단단히 묶여있는 봉투에서 나는 심한 악취에 호기심과 두려움을 느낀 A씨는 잠시 망설였지만 내용물을 확인해보고자 봉투를 열었다. 봉투 안에는 원형 모양의 뼈와 부패가 심한 살점 등이 들어있었다.
A씨는 “’동물 사체 일부겠지, 설마 사람 시신이겠냐’는 생각에 봉투를 묶지 않은 상태로 바다에 던졌다”고 밝혔다.
이후 옷을 갈아입기 위해 관리동에 들어선 A씨의 머릿속에는 순간적으로 ’고유정 사건’이 떠올랐다. A씨는 ‘설마’하는 마음에 112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들과 2시간 가량 수색했지만 봉투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A씨는 “제 안일한 생각과 미흡한 초동대처로 인해 일을 크게 키운 것에 대해 모든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다만 욕설, 지난, 비아냥 등은 자제해달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모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고유정은 훼손한 시신 일부를 비닐 봉투에 담아 바다에 유기했다.
고유정이 탑승했던 완도행 여객선 CCTV에는 약 7분에 걸쳐 고유정이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투를 버리는 모습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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