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서 이희호 여사 별세 소식 접해…SNS에 메시지
"우리 시대 대표적 민주주의자…순방 마치고 바로 뵙겠다"
(헬싱키·서울=뉴스1) 진성훈 기자,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소천 소식에 "부디 영면하시고 계신 분들께서 정성을 다해 모셔주시기 바란다"며 "순방을 마치고 (이 여사를) 바로 뵙겠다"고 했다.
지난 9일 북유럽 3개국(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순방을 떠난 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핀란드에서 이 여사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이 같은 메시지를 본인의 SNS를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늘 이희호 여사님께서 김대중 대통령님을 만나러 가셨다. 조금만 더 미뤄도 좋았을텐데 그리움이 깊으셨나보다"며 "평생 동지로 살아오신 두 분 사이의 그리움은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여사님, 저는 지금 헬싱키에 있다. 부디 영면하시고, 계신 분들께서 정성을 다해 모셔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라며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하셨고 YWCA 총무로 여성운동에 헌신하셨다. 민주화운동에 함께 하셨을뿐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 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다. 여사님은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다' 하실 정도로 늘 시민 편이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지켜주신 우리 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다"며 "지난해 평양 방문에 여사님의 건강이 여의치 않아 모시고 못해 안타까웠다. 평화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벌써 여사님의 빈자리가 느껴진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 두 분이 만나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실 것"이라며 "순방을 마치고 바로 뵙겠다. 하늘나라에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두 분께서 늘 응원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여사는 10일 오후 11시37분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향년 97세로 소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