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항쟁 도화선 '남영동 대공분실'..文대통령 "존경과 감사"

입력 2019.06.10 12:09수정 2019.06.10 20:11
시민 400여명이 참석, 추모 열기로 가득한 현장
6·10항쟁 도화선 '남영동 대공분실'..文대통령 "존경과 감사"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오전 11시에 열린 '제32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민주주의 100년, 그리고 1987'에서 참가자들이 합창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규빈기자


민주주의 100주년 역사 기념…각계 인사 400여명 참석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일어난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인권기념관)이 6·10 민주항쟁 기념일을 맞아 앞서 간 민주열사를 추모하고 민주주의 100년 역사를 기념하는 시민들의 열기로 가득찼다.

10일 오전 11시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제32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민주주의 100년, 그리고 1987'을 주제로 진행된 행사는 서지현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와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의 사회로 시작됐다. 이 자리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포함한 각계 인사와 시민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기념식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기념사를 통해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해 시민사회에 환원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후 처음으로 이 곳에서 열렸다. 지난 1987년 스물두 살이던 당시 서울대생 박종철 열사는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고문을 받던 중 숨졌고, '박종철을 살려내라' 외치던 연세대생 이한열 열사가 5개월 뒤 최루탄으로 삶을 마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진영 행안부장관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6·10민주항쟁의 승리로 우리는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을 수 있게 됐고, 국민의 힘으로 세상을 전진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32주년을 계기로 국민들께 새로운 민주주의의 역사를 써나가자고 말씀드리며, 32년 전 오늘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했던 모든 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전시회, 합창, 공연이 아우러지는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첫 무대는 광복군 김학규 지사의 아들 김일진 씨를 비롯한 독립유공자 후손과, 남영동 고문 피해자, 4·19 민주화운동 당사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사자들이 무대에 올라 애국가를 함께 불렀다.

아울러 세월호참사 피해자로 구성된 '4·16합창단'과 가수 장필순씨가 '제비꽃' '내 가는 이 길 험난하여도' 등 현실을 반영한 공연과 합창을 선보였다.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부터 현재까지 민주주의 100년의 소회를 낭독하는 '2019 국민의 소리-우리가 민주주의입니다!'에서 고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씨는 "다시는 제2, 제3의 용균이가 나와서는 안된다"라며 "산업재해를 막을 수 있는 법 제도를 만들어, OECD 산업재해 사망률 1위의 불명예를 벗어던져달라"라고 호소했다.


또한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일제강점기, 경제 위기 속에서도 지난 100년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라며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모임 대표, 양지혜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활동가, 최연석 김제가족간첩단 사건관련 남영동 고문피해자 등 7명이 낭독을 이어갔다.

이날 부산, 원주, 대전 등 20개 지역에서도 6·10 민주항쟁을 기념하는 문화제, 강연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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