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혹평한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중단된 까닭

입력 2019.06.07 10:20수정 2019.06.07 10:26
참가학생 부모들이 불만 터뜨렸을 정도
김정은 혹평한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중단된 까닭
북한 전문 여행사 영파이어니어투어스는 3일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사진제공=영파이어니어투어스 페이스북) © 뉴스1


RFA, 日 매체 아시아프레스 대표 분석 전해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북한 대집단체조(매스게임)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가 잠정 중단될 예정인 가운데 중단 원인 중 하나가 '식량부족'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7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일본 매체 아시아프레스는 '인민의 나라' 공연 중단 결정이 공연 참가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형편없는 대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함경북도에 살고 있는 아시아프레스 측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공연 참가자들의 60% 정도를 지방에 있는 학생들로 충당했는데, 이들에게 끼니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공연 참가 학생들이 먹은 식사라고는 매 끼마다 중국쌀로 지은 밥 160그램에 소금에 절인 무와 배추 약간이 전부라고 전했다. 매체는 또한 참가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나오자 공연 인력 동원 관계자가 '지금은 연습 중이라 식사가 불충분하지만 본 공연이 시작되면 공급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학생들이 제대로 먹지 못해 감기나 대장염 등 질병에 걸리면서 공연 연습에 불참하게 되고, 결국 집단체조 공연의 완성도에 문제가 발생해 중단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시마루 대표는 "배고픈 상태에서 집단체조에 참가를 시키면 당연히 내용도 (부실해지고) 실수도 있을 수 있고, 쓰러지는 아이들도 생길 수 있다"고 RFA에 전했다.

앞서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스'는 지난 5일 페이스북 공지를 통해 "'인민의 나라' 공연이 내용 변경을 이유로 잠정 중단한다는 소식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3일 평양 5·1 경기장에서 개막공연을 선보인 '인민의 나라'는 당초 10월 중순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

개막 일주일만에 공연이 잠정 중단되자, 일각에선 김정은 위원장이 공연을 관람한 후 혹평을 한 것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공연이 끝난 후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창조 성원들을 부르시어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지적하시며 그들의 그릇된 창작·창조 기풍, 무책임한 일본새(일하는 태도)에 대하여 심각히 비판하셨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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