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삼다수 생산 중단 이후 점유율 40% 무너져
롯데 아이시스·농심 백산수 추격나서…PB제품도 '다크호스'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국내 생수시장에서 '절대왕자'로 군림해 오던 제주삼다수가 흔들리고 있다. 한 때 시장점유율 50%를 넘나들며 '독주체제'를 구축했지만 후발 주자들의 추격에 시장점유율이 30%대로 주저앉았다.
반면 2위와 3위인 롯데아이시스와 농심 백산수는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여기에 싼 가격을 앞세운 PB(자체상표) 생수 제품들도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 삼다수는 지난해 11월 설비 공장의 사고로 공급물량과 정기배송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 여파로 같은 해 12월에는 시장점유율이 34.8%까지 떨어졌다.
이후 생산을 재가하면서 점유율이 일부 회복됐지만 지난 4월 기준(누적) 38.5%에 머물고 있다. 지난 2015년 점유율이 45.7%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7% 포인트(p) 넘게 하락했다.
1998년 3월 판매를 시작한 제주삼다수는 출시 이후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점유율이 서서히 낮아지고 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41.9%로 떨어졌고 지난해 말에는 40.1%까지 하락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30%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후발주자인 롯데 아이시스와 농심 백산수는 제주삼다수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 2017년 점유율이 10.4%였던 롯데 아이시스는 올해 4월 기준 13.9%까지 올랐고, 같은 기간 농심 백산수도 7.7%에서 8.6%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11월 '삼다수 가동 중단' 사태 이후 제품을 갈아탄 소비자들이 아예 2~3위 브랜드로 정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다수가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처럼 아예 못 넘볼 정도는 아니다"며 "다른 브랜드를 맛본 소비자들이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 자체 개발한 PB 생수제품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배송까지 제공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현재 쿠팡과 티몬, 이마트몰, 롯데마트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PB 생수 제품을 문앞까지 배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PB 생수 점유율은 2017년 18.5%에서 지난 4월 기준 20.1%까지 성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와 접점이 되는 유통현장에서 활발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저렴한 가격에 힘입어 PB생수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PB 제품의 판매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약 1조1524억원으로 추산된다. 2023년에는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