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불륜을 저지른 남성을 학교 상담실에 가두고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사가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교사는 중감금치상 혐의에 대해 부인했지만 법원은 감금과 가혹행위가 계속된 점을 들어 유죄로 봤다.
■"불륜 알리겠다" 금품 뜯어내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김형두 부장판사)는 공갈, 상해, 중감금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교사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7월 자신의 아내와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피해자 교사 B씨가 서로 불륜관계인 것을 알았다. 그는 B씨에게 “너는 내 가정을 파멸 시켰다”며 “위자료 주지 않으면 학교와 여자친구에게 불륜사실을 알리겠다”면서 2160만원을 받아냈다.
같은해 8월 A씨는 B씨가 근무하는 학교에 찾아갔다. B씨를 상담실에 부른 뒤 문손잡이에 대걸레를 걸어 밖에서 열지 못하도록 했다. A씨는 “아내와 주고받은 편지를 가져오라”며 주먹으로 B씨를 때렸다. B씨가 대걸레를 빼고 달아나려하자 상담실에 나가지 못하게 했다.
B씨가 “살려주세요”라고 외쳤다. 소리를 듣고 달려온 다른 교사와 학생들에 의해 A씨의 폭행이 멈췄다. B씨는 머리에 상처가 나 2주 치료가 필요한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중감금치상 혐의에 대해 법리적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감금치상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혹한 행위 여부’가 없다”며 “단순히 감금을 유지하기 위한 폭행이었다”고 1, 2심에서 다퉜다.
■감금과 중감금죄 차이점 ‘가혹행위’
감금과 중감금은 ‘가혹행위’에 따라 갈린다. 가혹행위는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육체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감금죄는 사람을 감금한 자는 5년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이하 벌금에 처한다. 중감금죄는 사람을 감금해 가혹한 행위를 가한 자에 대해 7년이하 징역에 처한다.
재판부는 감금을 계속하기 위한 폭행은 감금죄에 포함돼 중감금죄가 될 수 없고 봤다. 하지만 A씨 폭행은 가혹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가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어 “다만, A씨가 아내와 B씨가 불륜관계에 있는 걸 알게 돼 범행에 이른 점은 동기에 있어 참작할 사정이 존재한다”며 “B씨에게 받은 돈을 돌려줘 피해를 회복했다.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이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