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흙탕물 때문에 1년 농사 망친 해녀들

입력 2019.05.29 12:04수정 2019.05.29 14:27
성게 수확 못해 살길 막막.. 시공사 '묵묵부답'
공사장 흙탕물 때문에 1년 농사 망친 해녀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해녀회 회원 30여 명이 29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하수종말처리장 증설공사 즉각 중단하라!', '어장피해 즉각 보상하라!', '생존권을 보장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2019.5.29/뉴스1© 뉴스1


공사장 흙탕물 때문에 1년 농사 망친 해녀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마을어장에 인근 대정하수처리장 증설 공사장에서 흘러나온 흙탕물이 고여 있다.(하모리 해녀회 제공)© 뉴스1


대정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중단·피해 보상 촉구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 서귀포시 대정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과정에서 흙탕물이 마을어장으로 유입돼 지역 해녀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해녀회 회원 30여 명은 29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하수종말처리장 증설공사 즉각 중단하라!', '어장피해 즉각 보상하라!', '생존권을 보장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시위에서 "최근 대정하수처리장 옆 공사장에서 많은 양의 흙탕물이 흘러나와 공사장과 인접한 마을어장이 크게 오염됐다"며 "그러나 시공사와 행정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해당 공사장에서는 대정하수처리장 규모를 기존 2만2525㎡에서 3만4844㎡로 증설하기 위한 '서귀포 대정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은 특히 "지난해 여름 마을어장에 성게 종자를 뿌린 뒤 올 여름 수확철만 기다렸는데 모두 헛수고가 됐다"고 성토했다. 그동안 이 지역 해녀들은 매년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 해당 마을어장에서 하루 평균 5㎏(50만원 상당)의 성게를 수확·판매해 왔다.

이들은 "한순간에 1년 농사를 망치게 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책임기관인 제주도는 즉각 공사를 중단시키고 피해 보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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