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도중 쓰러진 시민 구한 '사회복무요원'

입력 2019.05.29 06:01수정 2019.05.29 09:21
20대 남성, 의식 되찾고 건강하게 퇴원
마라톤 도중 쓰러진 시민 구한 '사회복무요원'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여의도공원을 관리하는 사회복무요원이 마라톤 대회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9시께 서울 한강 일대에서 진행된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20대 남성이 여의도 공원을 통과할 무렵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공원관리사무소에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 배병윤(24)씨는 막 출근해 업무 준비를 하던 중 한 남성이 누워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다른 마라톤 참가자들은 이 남성이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누워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무심코 지나쳤다. 배씨도 처음에는 같은 생각이었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남성에게 달려갔다.

남성은 의식을 잃은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배씨가 남성의 어깨를 꼬집듯 움켜쥐어도 전혀 움직임이 없었다. 배씨는 곧바로 119 대응센터에 영상통화를 걸어 쓰러진 남성의 상태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한 배씨는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해 기도를 확보하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그래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관리사무소로 달려가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왔다.

배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지 6~7분 가량이 지났고 더 지체했다가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무엇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관리사무소에 비치된 AED가 떠올랐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배씨는 AED를 가져와 쓰러진 남성의 심장 쪽에 두 차례 충격을 가했다. 그때서야 남성은 의식을 되찾았고, 때마침 119 구급차가 도착해 병원으로 옮길 수 있었다. 하마터면 큰 화를 당할 뻔 했던 남성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공원녹지사업소에는 120여명의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돼 공원 내 질서유지와 환경보호를 위한 순찰, 민원안내, 환경감시 등을 담당하고 있다.

현역으로 군 복무 중 다쳐 사회복무요원으로 편입된 배씨는 공원녹지사업소에 소속돼 여의도공원관리사무소에서 근무 중이다.
공원 순찰이나 민원안내 등 평소 업무 처리에 있어서도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있어 동료들로부터 신망이 두텁고 귀감이 되고 있다.

김종호 서울지방병무청은 지난 24일 여의도공원관리사무소를 방문해 배씨에 대한 모범 사회복무요원 표창을 수여하고 격려했다.

소집해제를 한 달여 앞두고 있다는 배씨는 "사회복무교육 중 받은 응급처지 이론과 실습이 큰 도움이 됐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에 그저 한발 앞으로 내디뎠을 뿐인데 앞으로도 맡은 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ohjt@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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