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난에 시달리던 분식집 사장 정 모 씨(34)는 최근 지인에게 '배달앱 리뷰 대행'을 제안받았다. 대행사를 이용하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허위 리뷰를 올리고 홍보할 수 있다는 것. 정씨는 불법인 줄 알면서도 리뷰가 많아지면 주문이 늘까 고민에 빠졌다.
배달앱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요식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배달앱에 등록된 리뷰와 별점이 음식점을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되고 소비자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다 보니 '리뷰를 써주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업체도 적지 않다.
서비스를 받고도 리뷰를 안 쓰는 사람은 있지만, 나쁘게 쓰는 사람은 없다는 게 업계 후문. 리뷰 신뢰도에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다.
범람하는 리뷰 속에서 소비자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리뷰를 조작해서 대신 올려주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24일 한 대행 업체에 문의한 결과 "리뷰 한 건 당 만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점주는 리뷰 의뢰비와 음식값을 함께 지불한 뒤 음식값은 돌려 받는다.
업체는 점주에게 받은 돈으로 배달앱에 주문을 넣고 리뷰를 작성한다. 리뷰를 쓰기 위해선 배달앱으로 결제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음식은 실제로 배달하지 않고 결제된 금액은 배달앱을 통해 다시 점주에게 돌아간다. 점주는 의뢰비 외에 지출이 없다.
대행 업체는 음식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점주가 모든 사진을 직접 찍어 전달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점주가 리뷰까지 작성한다. 대행 업체가 리뷰하는 음식을 몰라서 구체적으로 홍보할 수 없다는 이유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가 리뷰를 쓰면 점주가 방향이 틀리다고 컴플레인하는 경우가 많아서 점주에게 직접 쓰도록 한다"며 "음식이 배달되지 않아도 주문·결제가 이뤄지고 리뷰는 수작업으로 올리고 있다. 아직까지 적발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배달앱 개발사는 허위 리뷰 단속하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2개월 간 약 1만2000건의 불법리뷰를 적발했다.
지난해부터는 필터링 모델을 개발하는 등 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지능화된 '꼼수'까지 잡아내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리뷰가 소비자에게 중요한 정보가 되다보니 이를 악용하는 점주가 생기고 있다"며 "허위 리뷰는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앱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단호히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리뷰를 실시간으로 감시·감독하고 불법이 적발된 업주들에게는 계약해지 등 처벌을 내리고 있다"며 "고객에게 쾌적한 이용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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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