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업계의 애플' 블루보틀 인기, 이 정도였어?

입력 2019.05.12 07:00수정 2019.05.12 13:32
주차 좀 하려고 했더니 직원이 나와서 한 말
'커피업계의 애플' 블루보틀 인기, 이 정도였어?
블루보틀 성수점 앞의 모습 © 뉴스1 황덕현 기자


직원들 매장 앞에서 손님 줄 세우며 "주차불가…죄송"
본사 "주차면 건물주가 관리…편의 위해 노력 중"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개점한 블루보틀 한국 1호점을 방문하려던 30대 전모씨는 7일 오전 낭패를 봤다. 차량을 가지고 카페를 향한 게 잘못이었다. 주차공간이 없어 일대를 두바퀴 돌았다는 전씨는 "안되겠다"며 자리를 떴다.

'커피계의 애플' 블루보틀커피 코리아의 한국 1호점 블루보틀 성수점이 개점 닷새째를 맞았던 지난 7일 주차난에 당면했다. 주차면이 있지만 건물주 재량으로 운영되면서 발길을 돌리는 손님과 함께 인근 불법 주정차도 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께 경차 1대가 블루보틀 앞 하얀색으로 칠해 둔 주차면에 정차했다. 그러자 앞에서 이용객을 인도하던 직원이 곧바로 "여기 차를 대면 안된다"며 "어서 빼라"고 말했다. 건물 일대에는 이런 주차면이 확인된 것만 11개 이상 있어서 '주차는 지원하지 않느냐'고 물었으나 직원은 "잠깐 대는 것도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 때문에 옆 상업 건물 관리인인 전모씨가 "저 (블루보틀) 건물에 주차가 안되니, 우리건물 몰래 '도둑 주차'가 말도 못한다"면서 가장 먼저 분통을 터트렸다.

전씨는 "건물 임차인들이 차를 대도록 주차장 12면을 운영하고 있는데 (블루보틀 이용자가) 차를 대놓고 가버린 적이 많다"며 "개점 이후 지금까지 매일 CC(폐쇄회로)TV를 하루종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차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부랴부랴 주차권을 만들어서 꽂아둬도 그냥 가버린다"면서 "건물관리가 주 업무고 주차장 운영은 부수적이었는데 업무분장이 바뀌게 생겼다"고 말했다. 전씨는 "당분간 주말마다 고생할 것 같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성수동에 사는 60대 고모씨도 "건물 둘레가 정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고씨는 "사람도 너무 많고 주차 질서도 없다"면서 "원래 주차난에 허덕이는 동네인데 골목에 들어와서 차를 계속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도 "그 앞이 넓은데 왜 못 세우게 하냐"면서 의아해했다. 또 "거주자 우선주차면에 대는 경우가 있는데, (블루보틀 개점 이후에) 구청에서 나와서 단속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블루보틀 코리아 본사 관계자는 "(건물 주차면은) 건물주가 관리하는 부분이라 저희가 제공하는 영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물 앞쪽은 고객과 시민들이 걸어다니는 공간이라 위험할 수 있어서 말씀을 잘 드리고 있고, 옆쪽 공간이 있어서 최대한 편의를 봐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불법 주정차와 거주자 우선주차 단속 등을 관할하는 성동구 관계자는 "아직 해당지역에서 민원이 들어온 것은 없다"면서도 "이른바 '개업특수' 이후에도 주정차 문제가 이어질 경우 단속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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