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발유값 1600원 돌파…여전히 상승 예상
국제유가·환율 오를 듯…"싼 주유소 찾아가야"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정부의 유류세 인하 축소 조치로 국내 기름값이 대폭 상승한 가운데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까지 맞물려 기름값이 더욱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으로 가격 상승 요인밖에 없는 만큼 가격이 싼 주유소를 찾는 등 소비자들의 현명한 대응도 필요하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ℓ)당 1520.01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초 리터당 1358원을 기록한 이후 이날까지 연일 상승세다. 서울 지역은 리터당 1609.44원으로 1600원선을 넘었다.
전국 휘발유값은 지난 6일 1477원에서 8일 1512원까지 이틀 동안 45원이 급격하게 올랐지만 8일 이후 이날까지는 8원 오르는 등 최근의 상승세는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기름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인 유류세 인하 축소 효과가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국제유가 상승분이 앞으로의 기름값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원유의 기준가격이 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 3월 말 기준 배럴당 66.9달러였지만 4월 말에는 73.7달러까지 올랐다. 국제 유가는 2~3주의 시차를 두기에 이 시기의 가격 상승분이 조만간 국내 기름값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 3주 동안 국제유가는 떨어진 적이 없었기에 당분간 국내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5월 들어선 국제유가가 약간 하락세인데, 이 가격이 3~4주 후에 어떻게 될 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꾸준히 오르는 환율도 기름값 상승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국내 기름값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석유 가격에 기초하는데, 이 가격은 달러로 책정한다. 지금처럼 원화 가치가 떨어져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수입하는 석유가격이 높아져 국내가 상승 요인이 된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월26일 달러당 1118.50원을 기록한 후 지난 10일 1177.00원까지 꾸준히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다. 최근 2년3개월 동안의 환율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화 가치는 앞으로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석유가격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국제유가·환율 상승이 이어지면 기름을 수입해오는 비용이 더 커지기에 기름값도 오르게 된다. 여기에 현재 7%까지 적용되는 유류세 감면 조치가 9월1일부터는 원래 세율로 정상화되는 점도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
일각에선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값이 조만간 리터당 17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감면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때마침 국제유가와 환율까지 올라 소비자 입장에선 좋은 상황이 아니다"라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름값이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유가정보 사이트 등을 통해 가격이 싼 주유소를 찾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