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성 탈락했는데 합격".. 공영홈쇼핑 특혜 채용?

입력 2019.05.10 07:00수정 2019.05.10 14:38
최대주주 겸 설립단장 아들은 면접도 안보고 인턴으로 전환?
"인적성 탈락했는데 합격".. 공영홈쇼핑 특혜 채용?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최대주주 겸 설립단장 아들 '無면접' 인턴사원 전환 의혹도
중기부 "명백한 특혜채용" vs 공영홈쇼핑 "절차상 문제없어"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민선희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이 한 공공기관장의 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데 이어 인적성검사에서 탈락한 응시자를 합격시킨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공영홈쇼핑은 지난 2015년 설립 당시 최대주주이자 설립추진단장이었던 전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 A씨의 아들 B씨 등 6명을 단기계약직원으로 뽑았다가 면접 없이 '채용형 인턴사원'으로 전환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 중 여성 응시자 C씨는 인적성검사에서 탈락했는데도 인턴사원으로 전환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중기부의 수사 의뢰를 받아 전 공영홈쇼핑 설립추진단장 A씨와 인사책임자 D씨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고 조사 중이다.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지분의 50%, 농협경제지주와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가 각각 45%, 5%씩 지분을 갖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한 기관이다. 당시 중소기업유통센터의 대표였던 A씨는 최대주주 자격으로 설립추진단장을 겸했다.

중기부와 경찰,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2월부터 5월까지 공영홈쇼핑의 법인 설립과 공개채용 등을 지휘하면서 아들 B씨 등 단기계약직원 6명을 면접을 거치지 않고 채용형 인턴사원으로 전환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사정당국의 조사 결과, 이들 중 한 명인 C씨는 면접 전 단계인 인적성검사에서 탈락했는데도 인턴사원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진행된 인턴사원 공개채용은 '정규직 전환'을 조건으로 한 것이어서 서류·인적성검사·면접 등 통상의 신입사원 채용과정과 전형이 동일했다. 실제로 B씨, C씨를 포함한 5명은 5개월 뒤 무사히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현재까지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연치않은 점이 많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은 만 3년이 흐른 뒤였다. 지난해 2월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공영홈쇼핑이 같은해 12월 '공공기관 채용실태 정기 전수조사'를 받으면서 이들의 수상한 채용과정이 드러난 것이다.

중기부는 "당시 채용 조건이 '정규직 전환형'이었던 만큼 단기계약직원도 인턴이 되려면 정상적인 채용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며 "6명에 대해서만 면접이 생략된 것은 채용 특혜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기부는 인턴 전환 대상에 인사총책임자였던 A씨의 아들이 포함된 점, C씨가 인적성검사에서 탈락하고도 인턴이 된 점 등을 들어 채용 과정에 A씨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고 지난 2월 그와 인사책임자 D씨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경찰도 당시 인사기록카드와 당시 인사담당자들의 진술을 비교하면서 일자리 청탁이 있었는지, A씨와 6명 사이에 이해관계가 있었는지 등 '연결고리'를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영홈쇼핑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하고 관련 인사담당자들도 수차례 불러 조사 중"이라며 "여러 정황을 종합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영홈쇼핑은 "6명이 인턴으로 전환됐지만 내부 평가를 거쳐 5명만 정규직으로 채용했다"며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다"고 특혜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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