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갑질' 주인공은? 노조

입력 2019.05.09 19:24수정 2019.05.09 22:59
노조 말 안 들으면 "공사방해"
건설업계 '갑질' 주인공은? 노조
[자료사진] ⓒ News1


건설업계, 정부·국회에 '엄정한 법집행' 촉구 건의문 제출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 A 건설사 소속 B 노동조합은 공사에 본인들 장비를 절반 비율로 사용해달라고 회사 측에 요구했다. 회사가 이에 응하지 않자 공사현장 가설사무실 근처에 텐트를 설치했다. 또 확성기 차량을 세워놓고 농성에 들어갔다. 인근 주민들이 확성기 소음을 항의하자 싸움이 벌어졌다.


# C 건설사의 단체협약 규정상 노조원은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하도록 돼 있다. C 건설사 노조는 비노조원이 토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는 점을 문제삼았다. 이에 비노조원 근무시간만큼 일할테니 일당의 1.5배를 달라며 비노조원의 근무를 방해했다.

건설업계가 건설노동조합의 불법·부당행위를 더이상 참을 수 없다며 정부와 국회에 범법행위를 처벌해달라는 건의문을 9일 제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업계가 "노조때문에 못살겠다"며 공동으로 건의문을 제출하는 사례는 매우 드문 경우여서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한건설총연합회는 이날 건설노조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경찰청, 국회에 제출했다.

건설업계의 주장에 따르면 노조는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면서 비노조원 퇴출을 요구하는가 하면, 초보자를 숙련공으로 바꿔치기 하기도 했다. 사측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출입구를 봉쇄하거나 근로자를 불법 검문한 사례도 있다. 레미콘 차량 진입을 막아 공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일부 공사현장에서는 노조간 폭행·폭력 등으로 서로 진정과 고소를 주고받아 공사가 마비된 적도 있다고 했다. 노사갈등뿐 아니라 노노갈등도 심각하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소한 위반사항까지 다 찾아내 신고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적도 있다"며 "자기 노조원 고용을 빌미로 노조전임비를 타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사가 노조의 이런 행위를 신고하면 대규모 집회나 각종 고소·고발로 번져 이미지가 훼손될까봐 신고하지 못한다"며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부당한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정부에 신고해도 건설사에서 해결하라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노조와 어느 정도 타협하면 노조는 더 큰 요구를 하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노조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준수를 요구하는 글이 27건이 올라왔고, 올 1~4월에만 15건이 올라왔을 정도다.

연합회 관계자는 "건설노조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환경관련법 위반사항을 악의적으로 찾아내 건설사에 협박 카드로 활용한다"며 "의도적으로 찾아내려 하면 뭐라도 나온다는 점을 악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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