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에 당한 80대 노인

입력 2019.05.09 10:05수정 2019.05.09 10:43
범인, 냉장고에 넣어둔 1600만원 훔쳐
보이스피싱에 당한 80대 노인
군산경찰서 전경/뉴스1 DB

(전북=뉴스1) 박슬용 기자 =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집에 침입해 현금 1600만원을 훔친 30대 중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침입 절도 혐의로 중국인 A씨(30)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9일 오전 11시38분께 군산시 미룡동 B씨(80)의 아파트에 침입해 냉장고에 보관 중인 현금 160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중국 보이스피싱 한 조직원은 경찰관을 사칭해 B씨에게 전화를 건 뒤 “당신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 되고 있으니 돈을 인출해 집 냉장고에 보관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를 믿은 B씨는 돈을 인출해 냉장고에 보관했다. 조직원은 다시 전화를 걸어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신분증을 재발급 받아야 한다”며 B씨를 외부로 유인했다.

B씨는 신분증을 재발급을 위해 외출했고 이를 안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A씨에게 집 위치와 B씨가 알려준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아파트에서 돈을 훔친 A씨는 서울 명동으로 이동, 보이스조직 일당에게 1600만원을 건넸으며 수고비로 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를 하고 있던 경찰은 A씨가 지난달 20일 국내에 재입국한 사실을 알고 뒤를 쫓았다.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A씨의 이동경로를 파악, 수원의 한 여행자 숙소에 그가 자주 드나드는 것을 알아내 A씨를 붙잡았다.

경찰에서 A씨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이 돈을 전달하면 수고비를 준다고 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며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80대 노인이 수년간 모은 돈을 보이스피싱 조직이 훔쳐 달아났다”며 “A씨의 수법을 미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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