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육아에 아내 살해한 남편, 2살배기 딸까지..

입력 2019.05.05 11:03수정 2019.05.05 13:54
거짓으로 신고하고, 자살 소동 벌이는 치밀함까지
독박육아에 아내 살해한 남편, 2살배기 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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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나 살인은 중대 범죄…형 정당"
도박 빚·육아 갈등 스트레스에 범행…수사 초 은폐 시도도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경제적 어려움과 독박육아 스트레스로 아내를 살해하고 두살배기 딸까지 칼로 찌른 남성에게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조용현)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하모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22년을 선고한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하씨는 경제적 압박과 아내와의 육아 갈등으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나, 인간의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원심이 하씨에게 선고한 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씨는 지난해 9월 경기 성남시 소재 자택에서 2살짜리 딸이 칭얼거리는데도 계속 잠만 자는 아내에게 불만을 품고 그를 흉기로 찔러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딸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그는 범행 직후 아르바이트 장소로 출근했다가 귀가한 뒤 제3자가 범행을 벌인 것처럼 거짓으로 신고하고, 수사 도중 '사랑하는 아내 곁으로 가겠다'며 자살 소동을 벌이며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 시도하기도 했다.


하씨는 당시 개인회생절차 진행 중 아내 몰래 도박 빚까지 지게 되면서 심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었다. 더욱이 아내가 매일 늦잠을 자며 육아를 소홀히 해 직장 일 뿐만 아니라 육아까지 전담하는 일이 지속되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1심은 "사망한 아내의 고통과 십수년간 부모의 양육 없이 자라야 할 딸의 상정 등을 고려하면 하씨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2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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