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의 극진한 환대 받은 李총리가 직접 보여준 센스

입력 2019.05.02 10:21수정 2019.05.02 13:15
왕실 차원의 행사 일정까지 조정한 쿠웨이트 '감동'
쿠웨이트의 극진한 환대 받은 李총리가 직접 보여준 센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일(현지시간) 쿠웨이트 자베르 연륙교 남섬에서 열린 중동 지역 최장 해상교량인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연륙교 개통식에 참석해 사바 알-사바 국왕(이 총리 왼쪽), 자베르 알-사바 총리(이 총리 오른쪽)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낙연 총리 페이스북)
쿠웨이트의 극진한 환대 받은 李총리가 직접 보여준 센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일 오전(현지시간) 사바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을 예방하고 있다. (이 총리 페이스북) © 뉴스1
쿠웨이트 왕실 '총출동'…영예수행장관이 모든 일정 동행
'90세' 고령 국왕, 李총리 40분간 접견…50분 총리 단독회담도 '파격'

(쿠웨이트시티=뉴스1) 최은지 기자 = 쿠웨이트를 공식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를 위해 쿠웨이트 측은 왕실 차원의 행사 일정까지 조정하며 극진하게 환대했다.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연륙교 메인링크는 현대건설이 26억불을 투자한 약 36.14㎞ 길이의 교량이다. 메인링크 길이는 세계 4위, GS건설이 참여한 도하링크를 포함하면 세계 최장 해상교량 중 하나로, '쿠웨이트의 자부심'으로 여겨진다.

전날 오전(현지시간) 자베르 남섬에서 개최된 개통식은 애초 예정된 개통식 일정이 있었으나, 이 총리의 공식방문일에 맞춰 날짜를 미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사바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국왕을 비롯해 자베르 알-무바라크 알-하마드 알-사바 총리 등 왕실과 정부 인사들이 직접 총출동했다.

사바 알-사바 국왕은 1929년생으로 올해 90세로, 걸프협력회의(GCC)국가 군주 중 최연장자다.

고령의 국왕이 직접 행사에 참석할 정도로 이번 해상연륙교 개통식은 왕실 차원의 중요 행사로 진행됐고 쿠웨이트 전역에 생중계되는 등 관심을 모았다.

또 개통식은 당초 오전 10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사바 알-사바 국왕이 행사장에 일찍 도착하면서 오전 9시40분에 시작됐다. 이 역시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개통식 축사 첫 번째도 이 총리의 몫이었다. 쿠웨이트 정부 측 지난 모흐센 하싼 라마단 부세리 공공산업부 장관이 이어서 축사를 진행했으며, 개통식에 참석한 제라드 라드셰 프랑스 상원의장의 축사는 없었다.

사바 알-사바 국왕은 바얀궁에서 40분간 이 총리를 접견하면서도 감사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국왕 예방도 당초 예정시간 보다 20분 당겨진 오전 11시40분쯤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사바 알-사바 국왕은 "오늘이 참 자랑스럽고 기쁜 하루였다.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연륙교 준공식이 쿠웨이트로써는 역사적인 일"이라며 "이 행사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도 한국에 대해 호의적인 생각을 가져왔는데 오늘 해상연륙교 사업을 통해서 한국에 더욱 호의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 다양한 미래발전에 있어서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자베르 알-사바 총리와의 회담은 확대회담보다 단독회담 시간이 더 길었던 '파격'으로 평가된다. 단독회담도 쿠웨이트측의 요청으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단독회담의 경우 양국 총리가 가볍게 인사를 하고 확대회담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었으나, 쿠웨이트 장관들의 외부 일정이 길어지면서 이 총리가 "(단독회담이) 길어지는 김에 여기서 다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해 50분간 이뤄졌다. 확대회담이 10여분 진행된 것에 비해 이례적이다.

이 총리는 단독회담에서 양국 경제공동위원회 연내 재가동을 비롯해 147억불 규모의 쿠웨이트 사업에 우리기업의 참여를 제안했다.

쿠웨이트 측에서는 이 총리의 공식방문에 '특별한 의전'으로 맞이했다.

이 총리의 모든 일정에는 쿠웨이트 왕족인 '영예수행장관'이 영접했다. 영예수행장관은 사바 국왕의 동생이자 아시마주 주지사인 탈랄 칼리드 알-아흐마드 알-사바 주지사로, 이 총리와 일정을 함께 하며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아울러 우리측 모든 수행원단에 왕궁인 '바얀궁'에 숙소를 제공하며, 입맛을 고려해 향신료를 뺀 현지 음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 총리 역시 극진한 환대에 세심한 배려로 친근함을 표시했다.
이 총리는 이날 연회색 정장에 하늘색 바탕에 돛단배 모양의 무늬가 있는 넥타이를 맸다.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연륙교는 전통적으로 어업에 종사했던 쿠웨이트를 상징하기 위해 주탑을 돛단배 모양으로 제작했는데, 이를 염두에 두고 이 총리가 직접 선택한 '센스'다. 해상연륙교를 연상시키는 하늘색 넥타이는 쿠웨이트의 친근함을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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