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재래시장에 10년째 찾아오는 제비부부의 속사정

입력 2019.04.30 11:04수정 2019.04.30 13:29
시장 상인들 "매년 잊지 않고 찾아와줘 반갑다"
포항 재래시장에 10년째 찾아오는 제비부부의 속사정
부화를 앞둔 제비부부가 30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창포동 두호종합시장에 있는 동남청과 처마 밑에 둥지를 틀어 알을 보살피고 있다. 이곳에 둥지를 튼 제비는 10여년째 찾아오고 있다.2019.4.30/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포항 재래시장에 10년째 찾아오는 제비부부의 속사정
2014년 5월 25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종합시장 입구 가스배관위에 둥지를 튼 제비부부가 갓 태어난 새끼들에게 먹잇감을 물어다 주고 있다.2014.5.25/뉴스1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최근 경북 포항의 한 재래시장에는 10년 넘게 꾸준히 찾아드는 제비들이 화제다.

경북 포항시 북구 창포동 두호종합시장 상인들은 가게 처마 밑에 둥지를 튼 제비들이 밤새 잘 지냈는지 확인하는 일로 아침을 시작한다.

시장 처마 아래 곳곳에는 제비 부부가 흙을 쌓아 만든 둥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벌써 10년 넘게 시장 밖 도로가에 있는 과일상가 처마에 둥지를 튼 제비부부는 지난 20일부터 낳은 알을 보살피느라 정성을 다하고 있다.

두호시장에 제비가 나타난 것은 20년 전으로, 채소가게 위 도시가스배관에 둥지를 튼 제비 부부를 시작으로 점차 개체 수가 늘어났다.

통상 제비의 수명은 약 5년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같은 제비가 이곳을 찾는 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가스배관 위에 둥지를 튼 제비들은 매년 한번도 빠지지 않고 날아들어 3~5마리의 새끼를 부화했다.

그러다 4~5년전 화재사고와 절도사건 예방을 위해 상가 건물 입구에 문이 만들어진 이후 제비들은 시장 밖 건물 상가로 옮겨갔고 도로가에 있는 과일가게 주변에 둥지를 틀어 다른 제비들과 함께 새끼를 보살피고 있다.

현재는 3~5쌍의 제비부부가 동남청과 등의 처마 밑에 둥지를 틀었다.


제비의 보금자리가 있는 가게에서는 안전을 위해 둥지 밑에 나무판자를 받쳐놨다.

시장 상인들은 "매년 잊지 않고 찾아오는 제비들이 반갑고, 자식을 키우는 마음은 제비나 사람이나 똑같다는 걸 느낀다"며 "새끼들이 건강하게 컸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흥부와 놀부 이야기 처럼 지진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기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고, 장사가 잘 되는 씨앗을 물어다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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