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돼지고기 등의 붉은 고기와 베이컨, 소시지 같은 가공육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위암 발생 위험이 커지지만, 닭고기 등의 백색육은 많이 먹을수록 위암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박상민 교수, 김성래 학생)은 적색육, 가공육, 백색육 섭취가 각각 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국내외 43편의 논문을 메타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위암 발생과 육류섭취의 연관성을 장기간 관찰한 역학 연구 11편(연구참여자 176만명 중 위암환자 4314명), 위암환자(1만2258명)와 건강한 대조군(7만6806명)을 직접 비교한 연구 32편을 종합·분석했다.
그 결과 적색육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이 가장 적게 먹은 그룹보다 위암 발생 상대위험도가 41% 높았다.
가공육의 경우 같은 비교 조건에서 위험도가 57%나 증가했다.
반면 백색육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보다 위암 발생 상대위험도가 오히려 20% 줄어드는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적색육 자체가 건강에 해롭다기보다는 과도하게 섭취하면 위암 발생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과도한 적색육 섭취가 암을 발생시키는 메커니즘은 이미 여러 연구로 규명됐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5년에 가공육과 적색육을 각각 1군, 2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다만, 우리 국민의 적색육과 가공육 섭취량은 하루 평균 79.8g으로 100g을 넘는 미국과 유럽보다 적은 편이다.
서울대약대 서영준 교수는 "고기를 먹을 때 배추, 상추 등을 곁들여 먹으면 발암물질을 체외로 배출하는 '해독화효소'가 많이 생기는 만큼 야채를 듬뿍 곁들이고, 삶거나 끓여 먹는 우리의 전통적인 고기 섭취 습관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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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