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월로스키, CNN과의 인터뷰서 밝혀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 23일 연방법원 심리 앞둬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지난 2월 발생한 스페인주재 북한 대사관 침입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35)이 북한의 암살단을 피해 모처에 은신하고 있다고 그의 변호사가 22일(현지시간) CNN에 밝혔다. 그의 변호사인 리 월로스키는 이같이 말하며 자신도 홍씨의 현재 위치를 모른다고 했다. 홍씨는 국제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월로스키 변호사는"그는 확실히 자신의 안전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홍씨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을 목표로 북한 암살단이 파견되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으며, 그는 암살단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북단체인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은 북한 대사관 침입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홍씨는 이 단체의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홍씨와 가까운 한 소식통이 CNN에 공유한 영상에 따르면 지난 18일 정복을 입은 6명의 미국 보안 요원들은 '경찰이다'고 외치며 홍의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수색했다. 하지만 홍씨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한편 또 다른 '자유조선' 단원인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은 같은 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체포되었다고 사법 당국자가 말했다. 안씨는 23일 오후 연방 법원에서 열리는 2차 심리를 앞두고 있다. 그가 북한 대사관 침입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어떤 혐의로 기소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법원의 온라인 일정표에는 신병인도(extradition)와 연관된 심리로 나와 있다.
지난 2월2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 괴한 10명이 침입해 직원들을 결박하고 대사관 자료와 장비를 빼앗아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대사관 직원들을 폭행·회유하고, 컴퓨터·휴대전화·하드디스크 등을 훔쳐 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자유조선이 이번 대사관 침입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고 입수한 자료를 미 연방수사국(FBI)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자유조선은 그간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달 초엔 현 북한 정권에 반대하는 '임시정부' 수립을 선언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북한 대사관 침입자로 알려진 이들은 홍씨와 한국 국적자인 이 람, 미국 시민권자인 샘 류 등 3명으로, 이들은 뉴욕으로 출국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