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이 전한 북한 군인들의 처참한 현실

입력 2019.04.22 09:59수정 2019.04.22 10:18
초소 군인들이 외부인에게 구걸할 정도라는데
미국 방송이 전한 북한 군인들의 처참한 현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불시에' 공군 부대를 시찰했다고 1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노동신문) 2019.04.17.© 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 최정예 공군부대로 알려진 항공군 제1017부대의 군인들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평안남도 순천시 초평리에 있는 1017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14기 최고인민회의 이후 첫 행보로 지난 16일 방문해 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한 곳이기도 하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초평 비행장은 우리나라에서 혁명의 수도를 방어하는 중요한 공군기지의 하나로 비행사들과 가족에게는 국가에서 고기, 기름, 초콜릿, 버터 등을 4호 물자로 지정해 특별히 공급해주고 있다"며 "그러나 그 외 비행장에서 복무하는 수많은 병사는 하루 세끼 옥수수밥으로 연명하고 있어 허기증과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비행장 입구부터 세 개의 초소를 지나면서 초소 군인들의 초췌한 모습에 놀랐다"면서 "초소 군인들이 외부인들의 출입 증명서는 보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배가 고프니 돈이 있으면 좀 도와달라고 사정해 내화 만원을 줬다"고 전하기도 했다.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배고픈 병사들이 일반 노무자가 살고 있는 부락으로 자주 내려와 식량을 구걸하고 있다"며 "노무자 가족들은 부대에서 식량을 전혀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집주변 산비탈에 뙈기밭을 일구어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만 배고픈 군인들이 찾아오면 밥을 지어 나눠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집권 이후 평양을 방어하는 몇몇 항공군의 비행사 대우는 좋아졌지만 일반 군인들의 식생활은 한심한 수준"이라며 "군인들은 비행사 가족의 집수리 등 노역이나 잔심부름을 해주고 식사 한 끼를 얻어먹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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