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독립유공자 유해 고국으로!

입력 2019.04.21 21:06수정 2019.04.21 21:23
계봉우·황운정 지사 유해봉환식..할아버지 꿈 이뤄졌다
카자흐 독립유공자 유해 고국으로!
계봉우 지사. (청와대 제공) © 뉴스1
카자흐 독립유공자 유해 고국으로!
황운정 지사. (청와대 제공) © 뉴스1
유해봉환 독립유공자 후손 서면인터뷰

(누르술탄=뉴스1) 양새롬 기자 = "할아버지는 말년에 매우 심하게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셨다. 마침내 할아버지의 꿈이 이뤄지게 됐다."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오후 누르술탄 국제공항에서 독립운동가 계봉우·황운정 지사의 유해봉환식을 주관한 가운데 계 지사의 손녀 신 류보피씨는 이같이 밝혔다.

신 씨는 서면인터뷰에서 "할아버지는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많은 편지를 쓰기도 했지만, 어떤 답도 받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떼 9살이었다"며 "할아버지가 언제나 작은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쓰고 있었던 게 기억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친인 계학림 옹이 (할아버지의)유해 봉환을 결정한 것이 매우 기쁘다. 또 한국 정부가 이 모든 수고와 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대해 큰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계봉우 지사의 다른 손녀인 세릭바예바 엘레나 씨는 "대학을 다닐 때, 계봉우 지사 후손이라는 이유로 한국 석유기업으로부터 장학금을 받는 등 오히려 특권 같은 것이 있었다"면서 "독립유공자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한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황운정 지사의 외손자 리 베체슬라브씨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조국을 늘 그리워했으며, 고향에 가보기를 원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항일 투쟁을 벌였던 한인들에 대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중앙아시아와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 내에서도 이들에 대해 아는 이가 적었다"고 소개했다.

다만 리씨는 "한국 정부와 각 기관들의 노력으로 카자흐 고려인들 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독립유공자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현재 카자흐에 살고 있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유공자들을 기억 및 인정해주고, 그 후손들을 지원해주고 있는 한국 정부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카자흐스탄에 안장된 독립유공자의 유해가 국내로 봉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에는 홍범도 장군과 최이붕(최봉설) 지사, 강연상 지사 등 독립유공자 유해가 3위 남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국에서 생을 마감한 독립유공자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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