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장관과 전국 시도지사에도 지도감독 강화 권고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렌트카 대여를 거부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렌트카 회사가 청각장애를 이유로 청각장애인에게 차량 대여를 거부한 것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이유로 차별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해당 렌트카 회사 대표에게 재발방지 대책 수립 및 특별 인권교육 실시를 권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아울러 국토교통부장관과 전국 시도지사에게도 지도감독 강화를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청각장애인인 A씨는 지난해 렌트카회사에서 차량을 대여하려고 했으나, 렌트카 회사 직원은 A씨가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자동차 대여를 거부했다. 이에 A씨는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렌트카회사 측은 인권위 조사에서 장애인용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차량 경고음과 엔진 시동음을 들을 수 있는지 여부 등 청각장애 정도를 확인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사고 위험이 있어 청각장애인에게 차량을 대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특수제작·승인된 자동차를 운전해야 하는 팔·다리 등의 신체장애와 달리, 청각장애의 경우 보조수단으로 자동차에 볼록거울 부착하기만 하면 되는데 렌트카 회사가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차량을 보유하지 않아 대여할 수 없었다는 피진정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각지대를 볼 수 있는 볼록거울의 구입이 어렵거나 구입비용이 부담스럽지도 않아서 보조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과도한 부담이거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인권위는 Δ청각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하여 운전미숙 또는 교통사고의 비율이 높다고 볼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Δ청각장애인이 엔진 시동음을 들을 수 없다 하더라도 계기판의 경고등이나 차량진동 등을 통하여 차량상태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청각장애를 이유로 차량 대여를 거부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